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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롯데'로 향하는 첫발… 4차 산업혁명 대비·조직슬림화·기업문화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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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롯데'로 향하는 첫발… 4차 산업혁명 대비·조직슬림화·기업문화 개편

신동빈 회장 “앞으로의 3년이 30년을 좌우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대국민사과 및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대국민사과 및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재계 순위 5위 롯데가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내년에 창립 50주년을 맞는 롯데는 2017년을 4차 산업혁명의 원년으로 삼고 본격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슬림화와 기업문화 개편에 집중하는 등 ‘새로운 롯데’의 탄생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신동빈 회장 “앞으로의 3년이 30년을 좌우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그룹 정책본부 임원회의에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과 소비계층 변화를 강조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 3년 동안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앞으로의 30년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계열사 4대 산업군별로 4차 산업혁명 준비를 전담할 혁신조직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황각규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은 계열사 CEO들을 만나며 신 회장의 경영지침을 전달하고 변화 준비를 강조하고 있다. 황 사장은 지난 22일 리테일(소매) 부문 계열사 CEO들을 만난데 이어 23일에는 제과·식품 부문 CEO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향후 화학과 호텔·서비스 부문 CEO들과도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롯데는 지난 21일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 IBM의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롯데는 IBM왓슨을 통한 데이터 분석으로 보다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와 상품정보, 전문성 있는 조언을 제공할 방침이다. 인공지능 혁신 테마는 크게 두가지다.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와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이다.

왓슨을 통해 수집된 다양한 외부시장의 데이터와 내부시스템의 매출 및 제품정보 등을 토대로 신사업 개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황각규 사장은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고 신영역에서 가치를 찾아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IBM의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게 됐다”며 “앞으로 고객에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조직 슬림화와 기업문화 개편… ‘새로운 롯데’로의 첫발


롯데는 최근 ‘새로운 롯데’로의 첫발을 떼기 위해 조직 슬림화 작업에 나섰다. 내년 초로 예정된 정기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실시해 효율적인 조직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신 회장과 정책본부 임원들은 지난 20일 글로벌 컨설팅기업 매킨지가 제공한 ‘정책본부 개편안’ 보고서를 확인했다. 지난 10월 신 회장이 정책본부 역할 축소를 언급한 이후 롯데는 매킨지에 컨설팅을 받았다.

매킨지 컨설팅의 핵심은 롯데 계열사를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사업군으로 나누고, 정책본부는 이를 관리하고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라는 것. 정책본부가 업무에 관여하거나 지시하는 것이 아닌, 계열사의 전문성과 책임경영을 보장하면서 업종별 지원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 매킨지의 제안이다.

매킨지는 정책본부의 규모 축소도 보고서에 담았다. 현재 300여명에 달하는 정책본부 인원은 190명 수준으로 감축하고 조직규모도 현행 7개실 체제에서 4개팀 체제로 축소하라는 것.

현재 정책본부는 ▲비서실 ▲대외협력단 ▲운영실 ▲개선실 ▲지원실 ▲인사실 ▲비전전략실 등 7개실과 ▲롯데재단 ▲롯데미래전략센터 등 부설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4개팀으로 줄이라는 것이다. 롯데의 임원인사와 최종 조직개편은 2017년 1월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조직문화 개편과 함께 기업문화 변화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부터 전 계열사에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해 조직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롯데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내년 1월 1일부터 전 계열사에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이는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 역시 법적 육아휴직이 보장돼 있음에도, 회사의 눈치를 보느라 관련제도를 마음껏 이용하지 못한다는 그룹 내부의 판단에 기인한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기 위해 롯데는 여성에 이어 남성 임직원들의 육아휴직 의무화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임신과 출산, 육아로 직장인이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줄어드는 것이 국가와 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호승 기자 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