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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증시, '환율급등→외인매도' 공식깨지나? 환율 9개월여 만에 최고치에도 외인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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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증시, '환율급등→외인매도' 공식깨지나? 환율 9개월여 만에 최고치에도 외인 '러브콜'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며 증시에 후폭풍을 미칠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원달러환율은 지난 23일 1200원대로 상승한 뒤 1200원선이 지지선으로 부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원달러환율 단기간 급등, 외인은 증시에서 순매수 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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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신한금융투자
원달러환율은 지난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1201.4원)보다 6.2원 오른 1207.6원에 마감했다.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9일(1216.2원)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부터 8거래일 연속강세를 보였다. 전일 1.6원 떨어졌으나, 하루 만에 반등하는 등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제껏 ‘환율상승→ 외인매도, 환율하락→외인매수’이 증시에서 일반적 매매패턴으로 통했다. 올초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의 코스피 3개월 누적 순매수와 원/달러 환율의 24개월 상관계수를 분석한 결과 금융위기 이후 상관도가 높아지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03년~2007년 평균은 0.01로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했다. 이후 2009~2015년까지 평균 -0.61로 매우 높다. 외국인인 국내 주식을 매수할수록 원/달러 환율은 하락(=원화 강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지적이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매와 원/달러 환율 방향이 밀접해지면서 글로벌 위험 선호도가 원화의 방향성에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라며 “이것은 금융위기 이후 매우 특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달러약세전환 가능성 ‘솔솔’, 신흥국 증시 투자심리개선으로 충격제한

자료=NH투자증권, 달러화지수 추이이미지 확대보기
자료=NH투자증권, 달러화지수 추이
흥미로운 사실은 최근 달러강세행진에도 불구하고 ‘환율상승, 외인매도’패턴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12월들어 원달러환율이 1100원에서 1200원대로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인은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지난 22일 이후 다시 순매도로 대응했으나 배당기준일인 27일에 다시 935억원 사자로 돌아섰다. 달러강세에도 불구하고 외인이 순매수에서 순매도 쪽으로 스탠스를 전환했다고 단정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환율 1200원을 넘으며 거의 단기고점에 가까워졌다는 관측이다. 외인이 환차손을 우려해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위험지표인 VIX지수는 11.4p로 2015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라며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230원 수준까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레벨이상으로 오버슈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김연구원은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달러화의 강세 흐름이 연중 내내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라며 “1분기 이후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일부 가시화되고, 인플레이션의 기저효과가 완화되는 가운데 연준의 완만한 금리인상 사이클도 부각되면서 달러화의 강세 압력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인덱스의 경우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차를 감안하면 약세전환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도 있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를 반영하는 대표적 지수는 Citi 서프라이즈 지수인데, 신흥국 대비 선진국의 Citi 서프라이즈 지수차는 달러인덱스 3개월 상승률과 유사한 흐름을 나타낸다”라며 “두 지수 간 차가 30pt 전후라면 확대보다는 축소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달러 약세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단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더라도 대규모 외인매도가 출현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안현국 연구원은 “달러 약세 전환과 맞물려 신흥국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은 한국 증시에도 우호적”이라며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매도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b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