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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컬럼] 기업가정신과 사물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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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컬럼] 기업가정신과 사물인터넷

김준엽 경희대 국제대학원 국제통상학과 학과장
김준엽 경희대 국제대학원 국제통상학과 학과장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개념에 대해서 아는 대로 말해보라고 물어본다면 많은 사람들은 윤리적 관점이나 사회적 책임론에서 ‘기업인이 갖춰야 할 윤리적 경영 행동 및 자세’ 또는 ‘이윤의 사회 환원’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기업가정신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헝그리(hungry) 정신의 발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 ‘위험 감수’ ‘불확실성에의 도전’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정신’ 등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기업가정신은 다양한 시각에 따라서 정의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관점에서 기업가정신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편협하고 단편적이며 불완전하다. 특히 기업가정신을 ‘기업인이 갖춰야 할 윤리적 경영 행동 및 자세’ 또는 ‘이윤의 사회 환원’으로국한하여 정의를 내리는 것은 기업가정신의 핵심적인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가정신의 핵심적인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기업가적인 자세(Entrepreneurial attitude)’ 또는 ‘기업가적인 마음가짐(Entrepreneurial mind-set)’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가적 자세나 마음가짐은 ‘우리들이 기업가(起業家)와 같은 행동을 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사고의 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여 순응하는 기업가적 통찰력, 즉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회를 빠르게 인식하여 즉시 행동하고 가용한 자원을 동원하는 능력을 갖춘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능력은 비단 기업을 운영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전반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업가적 정신의 특성이 우리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게 되는가를 살펴보면 우리는 많은 경우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한 채 판단을 내려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된다. 예를 들면 대학 진학의 학과를 선택할 때에도 100% 확실한 경우가 없었고, 졸업 후 직장을 선택할 때에도 확신이 없는 경우가 있다. 마찬가지로 신입직원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내일 당장 회사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우리들로 하여금 어떤 상황을 판단하는 데 있어 두려움과 의구심을 유발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는 기업을 경영할 때도 아주 흔히 부딪히는 문제이다. 특히 신규 사업을 시작한다든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든지,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도입한다든지 하는 많은 의사 결정 속에서 크고 작은 불확실성을 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며 기회를 찾아낼 수 있을까? 필자는 가까운 중국의 사례에서 어떻게 불확실성 속에서 기회를 찾아낸 ‘짝퉁’이 아닌 ‘진품’ 샤오미의 초고속 성공전략을 소개하며 칼럼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사업 초창기 시절 동업자들과 좁쌀로 죽을 만들어 먹으며 사업을 꾸려나갔다는 의미가 사명(社名)이 된 샤오미(小米)는 중국어로 좁쌀을 의미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7년 전인 2010년 단 8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중국의 대표적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는 중국 내 3위, 전 세계 글로벌 시장에서 5위를 차지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샤오미의 창립자인 레이쥔은 창업 당시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기업가적 통찰력을 거울로 삼고 사업을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었다.

레이쥔은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2010년 그가 찾아낸 태풍의 길목은 바로 모바일 인터넷이었다. 모바일 인터넷이 향후 대세가 될 것을 확신한 레이쥔은 7명의 동업자와 샤오미를 창업,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인터넷의 이상적인 결합’을 통해 기업수익을 극대화시킨 유례 없는 비즈니스모델을 창조했다. 레이쥔은 다음에 불어닥칠 태풍의 길목은 ‘사물인터넷(IoT)’이라고 확신하며 사물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태풍을 맞이할 준비에 여념이 없다.
김준엽 경희대 국제대학원 국제통상학과 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