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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으로 그린 이정웅의 자연과 도시풍경 'City Story展'…18일 장은선갤러리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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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으로 그린 이정웅의 자연과 도시풍경 'City Story展'…18일 장은선갤러리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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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웅 작 'A Chief Cock', 130x90cm, 책+종이죽 혼합재료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한 권의 책에는 많은 말들이 담겨 있다. 책을 펼치면 행간에 머물러 있던 무수한 말들이 되살아나고 책을 덮으면 그 말들은 문자꼴로 결박되어 고요하다.

서양화가 이정웅은 정보와 지식의 도구인 책과 씨름한다. 그는 버려진 헌책을 모아서 책을 펼칠 수 없게 봉한 후에 펼칠 수 없는 책 또는 읽을 수 없는 책으로 만들고 그 위에 자연과 도시의 풍경을 독창적인 질감으로 표현한다.

이정웅은 두껍게 물감을 바르며 완성하는 회화표현이 아닌 책을 활용한 새로운 마티에르를 연구해왔다. 팔레트에 물감을 섞어가며 새로운 색을 만들어내듯 작가는 칼을 가지고 책을 이리저리 자르며 원하는 색감을 발굴하여 책의 단면을 활용한 회화작업을 하는 것이다.
헌책으로 그린 이정웅의 자연과 도시풍경전이 오는 18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장은선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손끝에서 새롭게 태어난 책의 단면들을 정교하게 쌓아가며 자연과 도시의 풍경을 묘사한 신작 20여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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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욱 작 'The king cock-01', 90.9x72.7cm, 책+혼합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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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욱 작 'city story-06', 60x60cm, 책+종이죽 혼합재료

이정웅은 "색상도 재질도 느낌도 내용(이야기)도 다른 책의 단면들을 전주식 비빔밥처럼 비벼서 하나의 책의 기능과 의미를 바꾼 세계를 만들어 자연의 해와 달, 나무와 산, 꽃과 새, 집과 도시 등 자연의 여러 형태로 환생을 시키는 작업을 한다"며 작업의 발상과 내용을 설명했다.

작가는 눈앞에 펼쳐진 예술적 영감의 대상을 공들여 잘라낸 책의 여러 면들을 신중하게 조합하여 화폭에 담아낸다. 작품은 책을 재료로 하여 만든 작품이라 믿기 어려울 만큼 섬세한 묘사력과 따뜻한 분위기를 품고 있다. 책의 단면으로 표현된 빼곡한 건물들은 도심의 냉기대신 작가의 체온을 전달한다. 책으로 변한 자연물 나무가 화가의 손을 거쳐 그림의 풍경 속 소나무 또는 힘찬 수탉의 형상으로 다시 태어나는 작품 속 소재들은 돌고 도는 윤회의 과정을 엿볼수 있는 철학적 깊이가 담긴 작품이다.

미술평론가 박영택은 "부드럽고 강하게 뻗어나가는 선들, 파스텔 톤의 가라앉은 색상, 익숙한 전통화의 도상들, 화면을 손으로 더듬고 싶은 촉각성, 요철효과를 지닌 평면의 화면이 흥미롭고 신선하다"며 독특한 질감묘사가 매력적인 작가의 작품 구성과 표현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이정웅은 예술의 전당, 전북도립미술관 등에서 23회의 개인전과 380여회의 기획 초대 및 단체전에 작품을 출품하며 꾸준한 작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