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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유통칼럼] 동네슈퍼 경영, 핵심 포인트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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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유통칼럼] 동네슈퍼 경영, 핵심 포인트를 찾아라!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
설 명절이 다가옴에도 농산물(청과•야채), 수산물, 정육가게 어디를 가서 물어봐도 한결같이 경기가 옛날 같지 않다는 것이 시장 상인들의 푸념이다. 동네 슈퍼도 모두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정부나 지자체 관계자들이 ‘전통시장’ 지원을 위해 온누리상품권으로 구매하거나 시장 주변 도로주차를 허용해 방문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데도, 사정은 여의치 않다. 동네슈퍼는 ‘나들가게’를 대상으로 판촉상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정작 시장이나 골목상권은 한산한 모습이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증가하면서 대부분의 서민들은 조금씩 모아오던 적금을 해지하거나 마이너스 통장으로 연명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학비와 공공요금을 포함한 소비자물가는 자고나면 오르고 직장에서 해직되는 아픔까지 보태지면서, 은행에 매월 조금씩 돈을 부어 목돈을 만드는 적금까지도 중도에 해지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서민가계 불안들이 모여서 추가적인 소비하락과 경기침체로 이어지면서 돈까지 더 풀리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재래시장이나 동네상가에 비해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그리고 편의점들은 ‘설 대목’에 재미를 보면서, 소매 업태별로도 훈풍과 냉풍이 엇갈리는 양극화가 뚜렷하다. 미국소매연맹(NRF) IBM 기업가치연구소는 X세대에서 밀레니얼세대에 이어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유일무이한 Z세대(Uniquely Gen Z, 13∼21세)’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런 젊은 세대들로 소비주도층이 낮아지면서 구매력은 기성세대보다 약하지만, 막강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디지털소비를 주도하면서 유통개혁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 Z세대도 큰돈은 벌지 못하지만, 막강한 소비의지와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들은 온라인 접속과 스마트폰의 모바일정보력을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에 열광한다. 식음료와 외식, 생활용품과 가구, 가전제품과 여행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모 유통그룹의 정책본부장은 “인공지능(AI) 도입이 기업관점이 아닌, 고객관점으로 쇼핑산업을 재편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기업들은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디지털기술로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변화를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산업의 진전으로 소매점은 시장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들처럼, 부를 축적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그러나 소매점경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그런 사업이 아니다. 특히, 고객니즈가 다양화되고 기술영역이 넓어지면서 업태 간의 영역들이 전문성과 차별성, 복합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독창적 니즈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동시 다발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에서 정통적으로 보석처럼 강조되던 소매업태 성공요인인 점포개발, 상품, 운영으로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대형마트와 할인점, 편의점 등 대형유통업체에 밀리면서 동네슈퍼가 사라지고 있다. 강갑봉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은 동네슈퍼의 작은 점포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과 매력을 찾아서 젊은 소비자층을 다시 끌어들일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신 소비자 흐름에 맞는 매장 디자인과 공동 구매를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도 했다. 물론, 지당한 말씀이지만, 전국에 산재된 6만∼7만개 점포를 하나로 뭉치기 위한 이슈와 메리트를 주는 것은 현실적으론 어려운 과제다.
코사마트나 나들가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점주들의 낡은 운영방식과 사고의 틀을 벗어 버리고, 중소공동도매물류센터도 과감한 구조조정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새로운 사업개념을 받아들이고 정부지원대책의 변화도 준비돼야 할 것이다. 실제 44개 물류센터 중에서 향후 일부는 희망이 있으나, 대부분의 센터는 부실화될 것이다. 따라서 강 회장의 말처럼, 공동구매를 통하여 구입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우선 ‘공장 직거래’ 도입을 위한 성동격서(聲東擊西)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네상권에서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 X세대까지도 삼각 김밥으로 ‘아점’을 챙겨 먹는 모습들과 두부 한모를 사기 위해서도 편의점을 찾고 있다. 그곳은 외롭고 허기진 군상의 심리를 알고 언제나 환하게 불을 밝혀주는 위로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동네슈퍼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성장한계 상황에서 편의점만 홀로 약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TV 프로그램인 ‘편의점을 털어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야 한다. 무엇이나 새롭게 다하고 다되는, 무한대의 변신이유와 노하우를 찾아야 길이 있다.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