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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M&A]④ 소액주주들에게는 '그림의 떡' 채권단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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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M&A]④ 소액주주들에게는 '그림의 떡' 채권단 M&A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금호타이어 인수를 둘러싸고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해당 계약 조건을 박삼구 회장에게 알리게 되면 M&A(인수합병) 전쟁이 본격화된다.
이번에 매각하는 채권단 지분은 6636만8844주(지분율 42.01%)다. 우리은행(14.15%), 산업은행(13.51%), 국민은행(4.16%), 수출입은행(3.13%) 등 9개 금융기관이 채권단을 구성하고 있다.

박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계약조건을 통보받은 날로부터 한 달 내 인수 의사를 밝혀야 한다. 박 회장은 더블스타에 앞서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금호타이어 소액주주들은 박 회장과 더블스타 간 벌어질 치열한 공방에도 불구하고 금호타이어 M&A를 보는 시각이 씁쓸하기만 하다.

금호타이어의 2016년 9월 말 현재 주식수는 1억5799만3158주이다. 금호타이어의 주가는 8500원을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1조3430억원 규모에 달한다. 금호타이어의 주가는 20일 종가 8420원이다.

중국 더블스타는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주식을 인수하기 위해 1조원 상당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팔려는 지분 42.01%(6636만8844주)는 1주당 1만5067원 상당에 이른다.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의 지분을 1주당 기준가 8500원에 비해 무려 77.3%나 높은 1만5067원에 팔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정작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금호타이어에는 국민연금공단 소유주식수가 2016년 10월 10일 현재 1746만1956주(지분 11.05%)가 들어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최순실씨 국정농단을 수사중인 특검이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4000억~5000억원의 상당의 손실을 본 데 대해 조사중이어서 더욱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금호타이어에 투자를 해 놓고도 채권단에 비해 불이익을 당하는데도 아무소리 못한다는 데 국민연금과 M&A 관련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 2015년 9월 금호산업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 1753만8536주(50%+1주)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7228억원에 사들였다. 박 회장이 사들인 금호산업은 1주당 4만1213원에 달했다.

2015년 9월 당시의 금호산업 주가는 저점 1만7600원, 고점 2만4300원을 찍었다. 박 회장이 사들인 금호산업 주식은 당시 고점 2만4300원에 비해서도 69.6%가 높은 금액이다.

금호산업이 박 회장으로 넘어가고 난 후 1년4개월여 지난 2017년 1월 25일 종가는 9360원이다.

당시 금호산업 주식을 채권단과 같은 조건으로 매각할 수 없었던 개인이나 기관투자자들의 몫(50%-1주)은 M&A의 모멘텀을 누리지도 못한 채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미국의 전장(電裝) 전문기업 하만(Harman)을 80억 달러(9조3384억원8800만원)에 인수키로 한 것도 좋은 벤치마킹이 된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하만의 지분 100%를 사들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만의 주가는 삼성전자가 인수 발표 직전 거래일인 11월 11일 87.65 달러를 기록했고 삼성전자가 제시한 주당 인수가격 112달러는 이보다 27.8% 높은 가격이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최대주주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도 프리미엄을 함께 배려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금호산업 시가가 대주주가 사들인 가격보다 무려 77.3%나 폭락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분위기다.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한·중 M&A거래사)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