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없는 자영업의 난립이 현재 경기불황의 원흉이라는 위험한 발언도 나오고 있다. 이것은 상처 입을 대로 상처 입고 멍들대로 멍든 자영업자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말이다. 또한 한국 지역경제와 유통산업을 암울한 터널로 밀어 넣는 다그침과 다를 바 없다.
대한민국 동네슈퍼 점주들은 부의 축적보다는, ‘세금을 내면서 가족생계를 책임지고 생존할 수 있느냐’ 하는 고민에 빠져 있다. 그러나 현재의 유통산업 흐름과 한국적인 도매사업 구조, 그리고 도식적인 지원형태로는 이러한 소박한 바람조차 충족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자영업 대란’으로 비유되는 동네 슈퍼의 위기는 유통환경이 다변화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단순한 지원 대책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 아이에게 고기 잡는 도구만을 줄 것이 아니라, 조류와 날씨변화, 어종특성까지 가르치고 낚아채어 올리는 기술까지 습득하도록 지속적으로 조언해야 한다. 즉, 어떠한 충격에도 쉽게 쓰러지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정비된 지원체계가 필요한 것이다.
동네슈퍼들은 조각배와 같아 조그만 파도에도 쉽게 흔들리면서 놀라고 당황한다. 임의계약적인 가맹형태에서는 본부가 통제하고 지원하는 형태가 구축되기 어렵다. 그나마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지원방식은 미국의 독립슈퍼협회(IGA) 중심의 도매물류회사(플레밍, 슈퍼벨류 등)와 소매지원(Retail Counselor) 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미국 제도를 그대로 수용할 수 없고 우리 유통환경에 적합하게 지원체계를 개발•구축해야 하는 것이 어려운 숙제다. 이러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업태 성장전략을 갖추고 조직화가 전제되어 마케팅•상품개발•판매촉진노력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것은 점주와 본부의 공동 몫인 것이다.
동네슈퍼 운영체계가 점주 머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점포 구성원은 복장과 두발, 손톱, 면도, 세면상태 등이 단정하고 건강한 신체와 철저한 프로정신으로 무장돼야 한다. 상품 신선도와 수율제고뿐만 아니라, 고객이 점포 이미지를 평가하여 파급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흙이 묻은 매장바닥, 지저분한 쇼 케이스와 쇼핑바구니, 불결한 종업원 복장과 개인위생 상태, 지나치게 드러난 작업장 내부, 어수선한 계산대 등은 고객에게 점포 이미지를 망가트리는 원인이다. 청소•위생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상품입고, 점내가공, 가격표 부착, 진열판매 등의 업무에 치중하여 심신이 지친상태에서도 청결•소독 룰(Rule)은 지켜야 한다.
동네슈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 POS프로그램이 아닌, 통합물류시스템과 물류데이터의 객관성과 추적프로세스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중소유통도매물류센터와 동네슈퍼 성격에 맞는 데이터 플로(Data Flow)도 설계되어 모바일(APP)활용도 모색돼야 한다. 또한 인트라넷(INTRA-NET), 엑스트라넷(EXTRA-NET)의 상세설계를 구현하여 물류센터, 동네슈퍼도 실시간 데이터 조회가 가능하도록 보완되어야 한다. 본부는 안전재고기법 도입과 상품별 판매주기율(Life-Cycle)을 계산하고 분석하여 객관적인 물류예측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신선식품의 신선도 유지방안과 대량 구매와 저가정책과 연계된 유통-판로개척 플랫폼 구축으로 통합물류시스템과 연계한 시너지 창출이 필요하다.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