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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래의 파파라치]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마케팅 발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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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래의 파파라치]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마케팅 발상법

경기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경기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글로벌이코노믹 조규봉 기자] 지난 9일, 롯데멤버스가 발간한 트렌드 리포트 '2017 TREND PICK'에 따르면 젊은 소비층의 일평균 모바일 사용 시간이 4.4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인 인구의 1/4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젊은층의 48.2%는 하루에도 여러 번 모바일을 통해 SNS에 접속하며, 51.5%는 '정보탐색 및 지식공유'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44.6%는 '개인의 일상/관심사 공유'를, 39.9%는 '네트워킹'을 위해 SNS를 이용하고 있었다.
포스트 디지털의 새로운 마케팅의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먼저 고객 접점 운영 능력이다. 홈페이지, 제품 패키지, 매장도 중요하지만 디지털 플랫폼, 특히 모바일과 연계된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핵심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통합된 옴니채널 전략에 있다.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 밀려 고전하던 오프라인 전자 양판점 베스트바이(Best Buy)가 다시 일어선 것은 온, 오프라인의 고객접점을 효율적으로 통합해 운영한 덕분이다.

명품도 예외가 아니다. 대형 백화점의 1층 입점만 고집하던 사넬은 작년부터 온라인 유통을 선언했다. “샤넬을 입으려면 그 누구라도 샤넬의 피팅룸에 와야 한다”는 자존심을 접은 것이다.

채널이나 유통관리가 디지털 시대 마케팅의 분수령이 되고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는 어떻게 새로운 블루오션과 퍼플카우를 창조할 것인가?

구글의 알파고는 상상을 초월한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전광석화 같은 마케팅으로 인공지능이라는 미래 비즈니스 시장을 선점한 것이다. 초연결의 시대, '더 좋은 것' 보다 '더 빠른 것'이 우선이다. 디지털의 특성처럼 기동성과 유연함이 생명이다.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선 프로젝트 단위 별로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
IDEO에도 배울점이 있다. ‘고객 경험 중심’이라는 관점이다.

그들의 발밑에는 드릴이 설치된 공장이 있다. 책상에서 벗어나 직접 시제품을 만들어 사용해본다. 디자인이 단지 그림이 아니라 경험의 반영이라는 해석이다.

빅데이터의 유행도 기술 용어가 아니라 결국 고객의 생활트렌드를 읽어 제품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다.

컨텐츠 마케팅에 대한 인식 전환도 중요하다. 컨텐츠를 브랜드와 관련된 글,사진, 이미지라고 정의해서 바이럴 마케팅의 한 수단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지나치게 소극적인 관점이다.

2013년 11월, 마케팅의 왕국 코카콜라는 콘텐츠가 왕이라며 2020년까지 ‘Contents Excellence’를 선언했다. 최근의 광고를 보면 '코카콜라와 함께하면 행복하다'라는 일방적 메시지에서 벗어나 '행복은 나누는 것'이라는 컨셉트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드론을 이용해 고층빌딩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로하거나 자판기를 플랫폼으로 동료들과 우정을 쌓는 방식의 이야기를 만들어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판매를 유도하고 있다.

광고나 PR등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 디지털 혁명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광고대행사들도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찾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에이지 래플리(A.G. Lafley) P&G CEO는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브랜드를 소유하는 것은 물론 뭔가를 창출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브랜드를 그들에게 자연스럽게 놔줄 수 있어야 함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주체가 되어 브랜드를 관리하는 시대가 아닌 소비자가 주체가 되어 브랜드와 소통하는 시대라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참여, 공유, 확산의 브랜드 데모크라시의 시대,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직접 행동을 유발시키고(Action), 자발적인 이야기의 도구가 되고(Curation), 의미 있는 경험(Experience)을 유도하는 ‘ACE모델’을 제안한다.

‘Safety And Blikkiesdorp 4 hope’의 HOPE SOAP 캠페인은 손을 자주 씻으면 장난감을 가질 수 있다는 공익적 컨텐츠로 소비자들의 행동을 유발시키는 캠페인이다.

대한항공의 '내가 사랑한 유럽' 캠페인은 유럽 여행과 관련된 10개의 주제에 대하여 각 10개씩 총100개의 후보지를 제시하고 소비자가 직접 순위를 정하게 만들어 상품의 카테고리까지 확장시켰다.

애플은 SNS로 전세계 아이폰6 사용자 중 162명을 선별해 그들의 사진을 각국의 대표 빌보드에 ‘아이폰6로 찍다'라는 카피의 광고를 내걸고 잡지나 신문을 통해서도 동일한 광고를 집행했다.

최근 아이폰7의 광고도 마찬가지다. 소비자의 작품을 광고의 소재로 사용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팝업 스토어는 소비자의 직접 경험을 유도하는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다. 물론 이 모든 광고 컨텐츠의 핵심에는 진정성이 자리하고 있다. 인위적인 컨텐츠가 아닌 리얼리즘이 담긴 컨텐츠가 공감을 사기 쉽고 판매 효과에서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P&G의 ‘Like a girl'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다양한 나이의 사람들에게 ‘여자애처럼’ 달려보고, 싸워보라고 요청하고, 실제 어린 여자아이들이 달리는 모습, 싸우는 모습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보여준다. 결국 ‘소녀들은 자신감도 없고 소극적일 것’이라는 인식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고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고정관념을 개선하기 위해 여성들 스스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마케팅은 상식이다. 시대와의 호흡이다. 초연결의 시대라고? 연결력과 실행력을 높이고 고객 속으로 들어가라.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캐내라. 오늘의 사건에서 오늘의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잊지 말 것이 있다. 완전정보공유의 초연결시대, 진정성의 가치가 기업에게도 예외일 수 없다. 고객의 이익을 우선하지 않는 기업의 부도덕과 몰염치는 한 순간도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2017년 소비자들은 그들이 살찌운 기업들이 상생을 위한 체질 개선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두고 볼 것이다. 24시간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한, 고객은 왕이 아니라 신이다.

글·경기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정보경영학박사/ 생각의 돌파력저자
조규봉 기자 c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