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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M&A]⑨ 인수합병 성공의 열쇠는 PMI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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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M&A]⑨ 인수합병 성공의 열쇠는 PMI에 달려 있다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많은 기업들이 성장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M&A(인수합병)를 고려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저성장 속에 뚜렷한 성장동력도 없는 상황이어서 더욱 사업 다각화나 수직 계열화의 방안으로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M&A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기업 내부에 쌓인 현금과 그동안 저금리로 인해 시중에 풍부해진 유동성도 기업들이 M&A를 추진하기에 최적인 여건을 조성했다.

그러나 M&A를 실행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M&A는 R&D(연구개발)나 마케팅 등에 의존하는 요인보다 동적인 프로세스 과정이며 M&A가 완료되기까지 긴 시일과 많은 조직간 협업을 필요로 한다.

성공적 M&A의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분명 리스크도 존재한다. M&A에는 회사의 사활이 걸릴 수 있는 재원과 많은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실패할 경우 결과는 회사에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이어 2008년에는 대한통운까지 사들였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무리한 M&A로 유동성 위기에 처했고 결국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2009년 채권단 손에 넘어가는 비운을 맞게 됐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다.
M&A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다. 기업의 전략, 내부 자원, 시장 환경 등과 같은 요인들에 의해 M&A가 ‘마법’이 되기도 하며 반대로 ‘저주’가 될 수도 있다.

10여년 전의 M&A 업계는 M&A 진행과정에서의 사전 준비단계에 가장 많은 비중을 뒀고 마무리 및 통합과정은 전체 과정에서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수차례의 M&A 실패사례를 겪어오면서 최근에는 M&A 마무리 및 통합과정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전체 과정의 60~7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최근 M&A의 성패는 거래 종결 이후의 과정에서 결정되는 구조가 되고 있고 합병 성공의 열쇠는 인수합병 후 통합과정이라고 불리는 PMI(Post Merger Integration)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PMI는 목적한 시너지를 달성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또한 PMI를 제대로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역량과 자원을 필요로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인해 통합작업의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따라서 M&A 이전에 사후통합을 위한 계획이나 구조를 짤 필요가 있다.

통합과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될 점은 마치 점령군처럼 행세하는 것이다. 이는 올바른 통합 작업에 매우 큰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인수 후 경영에도 큰 어려움을 던져주게 된다.

M&A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상기업의 임직원들과 협조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접근하여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여 기회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M&A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은 제대로 된 PMI 계획 및 실행에 대한 가치를 잘 인지하고 있다.

미국의 시스코는 M&A로 기업을 성공적으로 성장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시스코는 인터넷 초창기 시대 M&A를 통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1996년부터 2014년까지 120여개의 기업을 인수합병했다.

시스코는 M&A 이후에 발생한 문제점과 개선 사항들을 분석하여 다음 딜에 대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사후 분석 프랙티스(실행) 덕분에 시스코는 안정적이고도 빠른 M&A 통합 작업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시스코는 구축된 PMI를 통해 수많은 M&A의 전략적 목표들을 성공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달성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시스코는 피인수 기업 통합 시에 필요한 원칙과 프로세스를 표준화했고 6명 정도로 통합팀을 구성해 M&A 딜 시작 초기부터 피인수 기업과의 시스템 통합 작업에 투입한다.

M&A 시너지 효과가 크고 많은 돈을 투입하면서 공들여 성공적으로 M&A를 성사시켰다해도 이후의 PMI 계획이 제대로 설계되고 실행되지 않았을 때 실패로 끝난 M&A를 우리 주변에서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한·중 M&A거래사)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