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단순하다. 서울모터쇼보다 보름 앞서 열리는 제네바모터쇼에 더 많은 신차가 출품되기 때문이다. 기대를 모았던 미국의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이미 서울모터쇼 불참을 선언한지 오래다. 디젤 게이트로 국내 시장에서 사면초가에 몰린 폭스바겐은 말할 것도 없고,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업체와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도 상당수 불참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세계 6위의 자동차 생산국인 우리나라보다 자동차 변방국에 가까운 스위스를 우선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김용근 서울모터쇼 조직위원장은 한마디로 ‘기우’(杞憂)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의 말은 100만명에 달하는 서울모터쇼 관람객 수가 토대가 된 답변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흥행요소를 좌우하는 신차 대수가 사실상 제로(0)에 가깝고 주목도가 떨어지는 마당에 현실과 동떨어진 답변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제네바모터쇼의 규모과 위상을 서울모터쇼와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답변은 서울모터쇼를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모터쇼의 주인공인 ‘자동차’가 철저하게 중심이 돼야 한다. 본질을 잊어선 안 된다는 말이다.
천원기 기자 000won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