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 명예교수의 부인 이춘계 여사(87)는 부군의 뜻에 따라 고인으로부터 상속받은 강남 소재 아파트를 부군 제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다.
이춘계 여사가 고려대 측에 기부하는 강남구 일원동 소재의 아파트는 약 10억 9000만 원 상당에 달한다. 고려대는 아파트를 매각하여 최 명예교수가 재직했던 문과대학 사회학과 학생들을 위한 장학기금(최재석장학기금)을 조성하여 집행할 계획이다.
고려대(총장 염재호)는 이춘계 여사의 뜻에 감사를 표하며 27일 오전 11시 30분 고려대 본관에서 기부식을 가졌다.
최재석 명예교수는 한국사회사와 고대 한일관계사에 독보적인 업적을 남긴 사회학자다. 식민사관에 맞서 고대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통치했다는 '임나'의 허구성을 논문과 책으로 집요하게 파헤쳤다.
이와 함께 17세기 중반 이전 조선 사회에서 아들과 딸이 재산을 똑같이 상속받았다는 '균분상속론'을 제시해 조선후기 사회학 분야에 큰 족적을 남겼다.
그는 총 327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했으며, 『한국가족연구』(1966), 『한국농촌사회연구』(1975), 『제주도의 친족조직』(1979), 『한국제도사연구』(1983) 등의 저서를 남겼다.
염재호 총장은 "고 최재석 교수님은 회고록에서 연구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호기심, 자존, 고독(비사교)'을 꼽으셨을 정도로, 평생을 공부라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하셨던 참 연구자셨다"면서 "앞으로 최재석장학기금을 받을 학생들도 선생님을 본받아 한국 사회학계를 이끌 인재가 될 것"이라고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