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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주재 北관광사무실 폐쇄…외교 단절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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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주재 北관광사무실 폐쇄…외교 단절 초읽기

김정남 시신 인도 놓고 말레이-북한 신경전 최고조

북한 정부가 김정남 암살사건 수습과 시신 인도를 위해 리동일 전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현지에 파견했지만 말레이와 북한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이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북한 정부가 김정남 암살사건 수습과 시신 인도를 위해 리동일 전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현지에 파견했지만 말레이와 북한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이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시신 인도를 둘러싼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신경전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북측은 새로 대표단을 파견해 시신 인도를 요구하는 한편 말레이 정부는 친족에게 인도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사회에서는 이번 암살사건에 북한 정부가 조직적으로 관여됐다는 사실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북한 측은 여전히 ‘조작된 수사’라며 강력 비판하고 있다.

특히 사태 수습과 시신 인도를 위해 리동일 전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현지에 파견했지만 말레이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고 일본 NHK는 2일 보도했다.

NHK는 “북한 대표단은 1일 오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북한 대사관에 도착했지만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며 “저녁에 대사관 안으로 음식물이 반입된 것을 감안할 때 그들이 대사관 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말레이 보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DNA 확인 후 신원을 확인하기 전에 김정남 시신을 인도하는 일은 없다”며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시신 인도를 둘러싼 양측의 기 싸움이 거세지면서 말레이 현지의 북한 관광 사무실도 폐쇄됐다.

나즈리 압둘 아지즈 말레이시아 문화관광부 장관은 북한을 ‘불량국가’라고 비난하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북한 여행을 자제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외교관계 단절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오던 말레이는 물론 주변 동남아 국가와의 교류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말레이시아 현지 중국어 매체 중국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남 암살 혐의로 구속된 북한 국적 리정철은 공항 내 감시카메라에 찍히지 않고 기소된 사람들과의 접촉 사실도 드러나지 않았다”며 “곧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 북한으로 추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