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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음식과 피부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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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음식과 피부 건강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사람을 만나면 제일 먼저 혈색이 좋아졌는데, 무슨 좋은 일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혈색이 나쁘면 무슨 좋지 않은 일이 있냐고 묻는다. 우리 몸에 이상이 생기면 제일 먼저 나타나는 곳이 피부다. 간장이 나쁘면 얼굴색이 노랗게 되고, 혈액이 나쁘면 얼굴이 하얗게 되고, 혈압이 높으면 빨간색을 띤다. 내장이 나쁘면 얼굴이 검게 된다. 사람의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거나 어떤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게 되면 혈액순환이 나빠 기미가 끼고 피부가 거칠어진다.

특히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 ‘얼굴이 예뻐졌다’는 말이 아닐까? 젊은 여성이 영양실조에 걸려 빈혈이 되면 안색이 창백해지니 하얗게 보여 예뻐 보일 수도 있겠지만, 혈색이 없어서 건강미가 없는 그런 피부는 진정으로 아름답다고는 할 수 없다. 불행하게도 빈혈로 인해 얼굴이 하얗게 보이는 여성들이 한국 여성 중 20~30%나 된다고 하니 미의 기준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피부가 좋아지는 데에는 어떤 영양소가 필요할까? 아름다운 피부를 위해서는 음식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우리 몸의 일부인 피부도 다른 신체와 마찬가지로 6가지의 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 물)를 골고루 섭취하여야지 그렇지 못하면 탈이 나고 이상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다이어트 선풍이 한창인 요즈음도 많은 사람들이 음식 섭취를 최소로 줄이는데 너무 줄여서 영양 공급이 모자랄 정도로 먹지 않는 경우 결핵 같은 질병에 걸리기도 한다. 예전에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 손이 잘 트고 또 머리나 몸에 부스럼이 잘 나곤 하였는데 이것이 모두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여 일어나는 문제들이다. 다시 말해 우리 자신의 피부를 망가뜨리는 일이다.

피곤하면 얼굴이 핼쑥해지고 피부도 거칠어진다. 몸속의 노폐물이 제거되도록 변비가 없어야 피로도 회복되고 피부도 고와진다. 거친 피부를 매끄럽게 하기 위해서는 변비를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도, 딸기 등의 과일에는 구연산이 들어 있어 상쾌한 맛을 주며 피로를 회복시켜준다. 오징어, 문어, 낙지 등에 많이 들어있는 타우린도 피로를 회복시켜준다. 피로회복제로 판매되는 드링크제에는 타우린이 들어 있다.

비타민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비타민이 부족하면 피부가 나빠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비타민 A가 부족하면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어지고 쉽게 튼다. 부드럽고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타민 A가 필요하다. 비타민 A가 많이 들어 있는 식품으로는 간, 당근, 브로콜리, 시금치 등이 있다.

가끔 피부가 거칠고 딱딱해질 때가 있다. 주로 팔의 뒤꿈치, 허벅지, 히프 등이 거칠고 닭살처럼 되는 ‘모낭각화증’은 일명 악어피부라고 불리는데, 비타민 A, 필수지방산, ‘피리독신’이라는 비타민의 부족으로 인하거나, 태양에 많이 노출되거나, 불결함 등이 원인이 된다. 비타민 B2인 리보플라빈이 부족하면 입의 양쪽 가장자리가 헐어서 충혈되며 나중에는 회색으로 변한다. 이런 증상은 구각염이라고 불리며, 우유를 안 먹는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간혹 먹을 것이 없어 옥수수만 먹는 경우 피부에 염증이 생겨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변한 모습을 보게 된다. 피부에 생긴 발진은 점차 비늘모양으로 변하는데 이런 현상은 비타민 B3가 부족하여 생기는 피부병이다. 비타민 B3는 간, 고기, 우유, 계란, 콩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 C가 부족하면, 모세혈관이 약해지고 터져 피부 밑이 빨갛게 되는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피부를 희게 하고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타민 C의 섭취가 필요하다. 비타민 C는 귤, 딸기, 토마토, 브로콜리, 시금치 등 과일과 채소에 많이 들어 있다.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