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슈퍼가 점차 편의점으로 바뀌고 입지가 좋지 않은 상권은 언제나 사라지는 상황에서 투자금액을 회수하지 못해 어쩌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투 잡스(two jobs) 인생들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하숙이나 자취를 할 때 돈이 부족해 저금통에서 동전을 끌어 모아 동네슈퍼에서 두부 반 모를 사더라도 콩나물이나 상품성이 부족한 과일들을 먹어 보라고 주던 어린 시절 이야기는 까마득한 과거가 되어 버렸다. 이제 동네슈퍼들도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본전도 없이 언제 쪽박을 찰지도 모르는 살벌한 세상인 것이다.
우리나라 편의점 사업도 최고의 가치를 자랑하는 프랜차이즈 체인방식으로 일종의 가맹점 사업이다. 즉 계약자와 본부는 상호 협조하여 일정 계약조건으로 거래를 유지해야 한다. 가맹점사업은 본부와 계약자 간 상호이익을 전제로 발전된다. 따라서 본부가 고객충성도를 높여 계약자들과 수직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수 상품 개발과 지원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계약자는 ‘을’의 입장에서 본부가 성공한 매뉴얼과 정보시스템을 바탕으로 본부 지시사항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우리나라 가맹점 사업은 기능적으로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다. 가맹점본부가 선진 외국처럼 점포 개발에서부터 폐점까지 도매•물류사업을 수행하여 점주들에게 약속한 이익금을 제대로 지급하기 위해서는 상품과 물류, 서비스 등 제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우선 부족한 기업가정신을 함양해야 한다. 또한 생식품(농•수•축산물)의 콜드체인 시스템 체계 구축과 가공식품과 비식품 관리 지원 시스템의 완비는 물론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점포기획 및 개발 체계의 확립 등 소매점 지원 체계가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가맹점 방식은 일부 레귤러 편의점 형태를 제외하면 낙후된 점포시설과 비과학적 운영방식으로 단순한 상품 공급(특히, 주류) 위주의 사업들을 전개하여 왔다. 특히 가맹점 사업에서 농산물의 경우 쉽게 손상되고 가격 등락이 매우 큰 상품 특성으로 인하여 상품이익 관리 차원에서 누구도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25년 전에 선경(SK)유통에서 농산물도매사업을 시도했으나 시장 여건이 성숙되지 못해 실패했다. 다행히 근래 롯데, 신세계 등 레귤러체인과 농협유통에서 상호•운영 노하우•상품·정보시스템 등을 제공하고 일정 로열티를 받는 유통환경을 본다.
가맹점본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며 개인이 시스템과 경쟁하여 이길 수는 없다. 따라서 사업의 기본이 되는 단위점포의 개념 설정과 운영 관리체계를 갖추고 사업의 특성을 살려 상호•상표•경영노하우 등 영업 사용권의 부여와 관리통제, 일정 서비스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지불되는 대가와 많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작금의 한국유통산업의 경쟁구조로는 자영 점포들이 체인스토어에 대항하기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가맹본부 노하우를 벤처마킹하거나, 기술제휴를 통해 소매점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시너지효과 전략과 생존가치를 높이는 국가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