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하지만 누르고, 다시 내 소개를 해가며 영어로 하는 질문에는 잠깐 다녀온 연수로 인해 제법 혀도 잘 굴렸더랬다. 아울러 면접관에게 갖은 '아양'을 다 떨었다. 그럴싸하게 거짓말도 해서 잘 넘어가기도 하고, 안해 본 봉사활동을 마치 해본것처럼 그럴싸하게 지어내기도 했다. 대학 때의 생활도 거의 완벽하게 했음을 면접관이 눈치못차리게 포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면접관의 그 같은 행동에 나는 "떨어졌구나"하며 "나도 짧은 치마에 백옥 같은 얼굴을 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결과는 반대로 합격했다. 반문하고 싶었다. 왜? 나같은 촌놈을?, 그리고 왜 그렇게 예쁘고 스펙 빵빵한 도시녀를?.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면접관이 눈길을 줬지만 그 여성 면접자는 "넌 아니냐"라며 아주 가볍게 그 면접관의 눈길을 쳐냈을 가능성에 대해 추정해볼 수는 있겠다. 합격하고도 그곳을 안 간 이유는 기자가 하고 싶었던 꿈이 가장 컸다. 다행히 삼성 발표가 있던 날 언론사 발표도 함께 났다. 지체없이 삼성에 "다른 곳이 돼서"라며 짧게 끊어 말했다.
삼성 면접당시 면접관이 남자이니 여성 면접자에게 눈길이 가는 것은 본능이다. 그래서 시쳇말로 남성을 여성은 짐승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그래도 면접자리에서 그런 행동은 십수 년이 지나고 곧 20년이 다 되는 지금에까지 기억에 생생하다. 면접관들이 지양해야 할 자세다.
3월 대기업들의 채용시즌이 한창이다.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렵다는 채용시즌에 취준생들은 바쁘다. 어렵고 힘들게 공부해 사회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면접관들에게 한 가지 조언의 말씀을 올리자면, 취준생 함부로 가지고 놀지 마라. 새벽밥 먹고 새벽별 보고 들어가 몸도 마음도 아프고 고달픈 인생들이다. 고달프니까 취준생이다. 꼭 필요한 인재를 뽑는 과정에서 취준생들에 대한 배려,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이 있었으면 한다. 많이~!
조규봉 기자 ckb@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