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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결국 악수 두나…금호타이어 매각 '원칙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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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결국 악수 두나…금호타이어 매각 '원칙 고수'

'분식회계' 대우조선은 '긴급수혈'…원칙없는 구조조정 도마 위

경기 용인에 위치한 금호타이어의 중앙연구소 전경.이미지 확대보기
경기 용인에 위치한 금호타이어의 중앙연구소 전경.
[글로벌이코노믹 천원기 기자] 금호타이어 '매각룰'을 놓고 채권단이 기존 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종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원칙을 강조하며 세계 7위의 선사인 한진해운은 청산한 반면 더 이상의 지원은 없다고 공언했던 대우조선해양에는 약 3조원의 자금을 긴급 투입하면서 구조조정 원칙이 무엇이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요청한 '컨소시엄 구성' 불허가 '신의 한수'가 될지 아니면 '악수'가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 등은 박 회장이 요청한 컨소시엄 구성 허용 여부를 불허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더 이상의 추가 지원은 없다고 밝힌 대우조선해양에 신규자금 2조9000억원 투입을 결정하면서 원칙없는 구조조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은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5조7000억원의 분식회계를 일으키는 등 주요 경영진의 비도덕적인 경영이 회사 경영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분식 회계는 대규모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켜 투자자를 속이는 사기행위다.

그런데도 채권단은 대우조선에 '긴급수혈'을 결정했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금호타이어의 경우 지역사회와 노동조합, 정치권까지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원칙만 고수하고 있다. 이중잣대를 들이밀면서 비판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당장 업계에서는 "왜 산업은행이 앞장서 금호타이어를 중국에 팔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가장 우려됐던 금호타이어 직원들의 고용유지를 더블스타가 약속하긴 했지만, 산업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국내 기업을 보호해야하는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오히려 불확실성이 높은 방향으로 금호타이어를 밀어 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금호타이어 자산규모는 약 5조원에 달하고 연매출은 약 3조원 가량이다. 기술 수준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할 만큼 수준이 높다.

반면 더블스타의 자산규모는 금호타이어의 4분의 1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연매출이 5000억원에 불과한 더블스타가 매년 연구·개발(R&D) 비로 매출액의 2~3%에 해당하는 900억원 가량을 투자하는 금호타이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게다가 더블스타는 인수자금 1조원을 중국은행 등에서 조달한다. 향후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를 속인 회사에는 자금을 긴급 지원하면서 경쟁력을 갖춘 회사에는 원칙만 강요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누구를 위한 구조조정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