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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원화 강세 랠리 언제까지...증시 웃을까? 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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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원화 강세 랠리 언제까지...증시 웃을까? 울까?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
코스피 외국인 수급과 원화 달러/원 환율 지수 추이이미지 확대보기
코스피 외국인 수급과 원화 달러/원 환율 지수 추이
원화가 강세 쪽으로 방향을 잡으며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증시의 큰 손인 외인이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단 외부 변수 등으로 원화 변동성이 커지면 외인이 ‘치고 빠지는’ 단기매매로 돌아설 수도 있다.

■미연준 완화적 통화정책, 유럽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 약달러 압력

원·달러 환율의 급락. 연초 이후 꾸준히 하락 중(원화 강세)이미지 확대보기
원·달러 환율의 급락. 연초 이후 꾸준히 하락 중(원화 강세)
연초 이후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23일 원·달러 환율은 1122.4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연초에 비해 약 8% 하락한 수준이다.
원화 강세의 경우 미국, 유럽 등 외부 요인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있다. 먼저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스탠스 유지에 따른 약달러 압력이다.

미 연준은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치 점도표는 지난 12월 회의 수준을 유지하는 등 완만한 통화 정상화 정책 쪽에 무게를 두며 급격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는 크게 완화됐다.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도 약 달러 압력 요인이다. 유럽 내 포퓰리즘 우려가 완화되며 1.05달러까지 하락했던 달러·유로 환율은 1.07달러대를 회복해 달러화 약세를 뒷받침해주는 상황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의 정치적 이벤트 영향력 약화에 따른 위험자산 투자심리 개선도 원화의 매력도를 높여줬다”고 설명했다.

지금 레벨보다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다. 그 분수령은 4월 발표 예정인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대미 무역흑자 200억달러 상회 및 경상수지/GDP 비중 3% 상회로 인해 세 가지 요건 가운데 두 가지에 해당되어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환당국으로서는 자칫 원·달러 환율 하락 방어에 나설 경우 이를 빌미로 미국이 다음달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우려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역외선물환 투기세력이 원화강세에 배팅하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1~2개월 동안 역외 투기세력의 원화 환율 하락 베팅이 계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원화가 1100원 아래로 이탈할 강세가 연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4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수시로 통화 저평가 압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의사가 재확인될 것”이라며 “원화 입장에서는 사전적으로 강세 압력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는 이슈로 일시적으로 1100원 선을 하향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4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분수령, 환차익 노린 외인매수세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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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 쪽에 무게가 실리며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시의큰손인 외국인의 경우 원화 강세가 지속될수록 시세 차익은 별개로 환차익도 얻을 수 있다는 게 그 근거다.

실제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원화는 코스피와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원·달러 캐리 트레이드 지수는 130.8(+9.5 YTD)로 원·유로 149.3(+8.2 YTD), 원·엔 캐리 189.1(+7.7 YTD)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원화는 코스피의 외국인 수급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원화 강세기 환차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입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 제기되는 ‘원화 강세=수출주 실적 둔화’ 현상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 전체적으로 보면 수출 비중이 17.2%인 반면 수입 비중도 15.4%에 달해 수출주의 경쟁력 약화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정다이 연구원은 “원화 강세에 따른 매출액 감소 효과를 수입단가 하락에 따른 원가 하락 효과로 상쇄할 수 있다”며 “과거 원화 강세기에 수출주 대비 내수주 상대 강도의 개선을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메리츠종금증권은 원화 강세 구간에서 관심종목으로 삼성SDI, LG전자, 삼성전기, SK하이닉스,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LG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