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과 수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은 289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3.5% 늘어난 것으로 은행의 증가율(9.6%)을 웃돌았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17.0%(14조1000억원)나 늘었다. 특히 상호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의 연간 증가액은 2015년 1조7000억원에서 2016년 14조1000억원으로 무려 8배 넘게 급증했다. 비주담대도 수익형 부동산 투자와 토지 구입 등을 위한 차입이 늘면서 12.5%(17조1000억원)나 증가했다.
게다가 질적으로도 취약한 구조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경우 LTV가 60%를 넘는 '고 LTV' 비중이 35.9%인데 반해, 상호금융은 66.4%나 됐다. 또 비주담대의 경우 중·저신용 차주 비중이 59%에 달했다. 차입 목적별로 보면 생계(27.4%) 및 사업목적(14.1%) 비중이 41.5%로 은행(21.2%)보다 훨씬 높았다.
신호순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2금융권이나 비은행 금융기관으로 가는 차주는 은행권에 비해 신용도나 소득 수준에서 취약하다"며 "최근 들어 상호금융 대출이 많이 늘어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담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올해부터 연 12회에서 8회로 줄이면서 나머지 4회를 금융안정상황 점검회의로 진행한다. 이에 따라 3·9월 회의에서는 금융안정 상황 점검 내용을 보고하고, 6·12월에는 국회에 제출하는 '금융안정보고서'를 심의의결한다.
김은성 기자 kes0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