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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집샀다' 가계 여윳돈 6년만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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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집샀다' 가계 여윳돈 6년만에 감소

한국은행 2016년 중 자금순환 잠정 발표, 정부 세수풍년에 9년來 여윳돈 최대

집 사느라 빚을 낸 가계가 늘면서 가계 여윳돈이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집 사느라 빚을 낸 가계가 늘면서 가계 여윳돈이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김은성 기자] 경기 불황에도 집 사느라 빚을 낸 가계가 늘어 가계 여윳돈이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주택 구입 등으로 금융기관서 대출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6년 중 자금순환(잠정)'을 보면 작년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 규모는 70조5160억원으로 전년(94조2000억원)보다 23조7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2010년 이후 6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2012년 69조5000억원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자금잉여는 예금과 주식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것이다. 자금잉여가 늘었다는 것은 가계가 쓰지 않고 쌓아둔 돈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자금잉여는 2010년 53조에서 계속 늘어 2015년 94조2000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이에 반해 작년 가계 여웃돈이 4년 전 수준으로 급감한 것은 주택구입을 위해 저축 등의 금융자산을 줄이고 부채를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거용 건물 투자액은 91조8000억원으로 2015년 보다 17조1000억원(22.9%) 늘었다. 한은 박동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가 신규 주택을 구입하느라 금융기관 등에서 자금조달을 많이해 여유자금이 부족해 지면서 운용자금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자산에 비해 금융부채가 늘면서 가계 건전성도 악화됐다. 가계가 금융기관 차입을 늘린 결과 지난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가계부채는 1565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조7000억원 늘었다. 금융자산은 3389조2000억원으로 207조4000억원 늘었다.금융자산에 비해 부채가 더 많이 늘면서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비율은 2.16배로 전년(2.24배)보다 0.08%포인트 하락했다. 가계 재무구조가 그만큼 나빠졌다는 얘기다.

반면 정부는 세수확대 등으로 번 돈이 늘면서 여윳돈이 33조9900억원으로 2007년 43조4530억원 이후 9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김은성 기자 kes0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