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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승의 직접] 갤럭시S8, 써보니… “갤럭시노트4를 아이폰으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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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승의 직접] 갤럭시S8, 써보니… “갤럭시노트4를 아이폰으로 인식?”

[동영상] 가족 못 알아보는 ‘바보’, 갤럭시S8

갤럭시S8. 사진=유호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갤럭시S8. 사진=유호승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갤럭시노트4를 아이폰으로 인식하네? 아직 갈길이 멀다. 빅스비!”

30일 자정 공개된 갤럭시S8을 사용해 볼 수 있다는 소식에 서울 삼성 서초사옥 딜라이트홀로 달려갔다. 내가 현재 쓰는 전화기는 갤럭시노트4, 지난 2014년 10월 이후 현재까지 2년 6개월간 함께해 왔다.
점점 느려지는 노트4를 바라보며 갤럭시S8으로 갈아타고자 제품성능에 항상 주목하고 있었다. 기자로서가 아닌 1명의 소비자로 말이다.

티저영상 등에서 보여진 S8의 모습은 나에게 ‘신세계’로 다가왔다. 인공지능 비서가 생긴다는 둥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사고싶다는 둥 주변의 반응이 칭찬일색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동반자로 맞이하고자 했던 갤럭시S8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얇아진 베젤과 좋은 그립감에는 고개를 끄덕이겠으나 하단에 없어진 홈버튼은 기존 갤럭시 유저로서 아쉬울 따름이다. 쓰다보면 ‘적응’이 될테지만 20~30분 체험하는 과정에선 어색함만 느껴졌다. 사라진 홈버튼을 계속 눌러대는 내 손가락이 야속하기만 했다.

카메라 성능은 나쁘지 않았다. 경쟁작인 G6(1300만 화소)에 비해 낮은 성능의 카메라지만 육안으로 100만 화소를 느낄 수 있는 이가 몇이나 있을지 궁금하다.

끝으로 삼성전자가 자신있게 내세우는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를 체험하려 했다. 회사 측은 빅스비가 단순한 음성인식 서비스의 하나가 아닌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자체를 바꾸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보이스 ▲비전 ▲리마인더 ▲홈 등 네가지 기능이 동시에 제공된다는 것.

하지만 ‘보이스’는 아직 딜라이트홀에 구현돼 있지 않아 체험할 수 없었다. 대신 ‘비전’을 사용해 봤는데 아직 갈길이 멀다고 느꼈다. 갤럭시노트4를 인식시켰는데 경쟁제품인 아이폰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가.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로 자존심을 구긴 삼성이 잃어버린 대내외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자신있게 내놓은 ‘빅스비’가 자사제품인 갤럭시노트4를 아이폰으로 파악한 것이다. 순간 떠오른 생각은 JTBC 아는형님에 출연하는 민경훈의 유행어 ‘아버지, 우리 아버지 아니에요’였다.

갤럭시S8에게 갤럭시노트4는 외할아버지나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자신있게 내놓은 빅스비는 본인 가족조차 못 알아보는 ‘바보’였다.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회사를 새로 설립하는 것보다 어렵다. 지난해 무너진 체면을 만회하기 위해 빅스비를 탑재한 갤럭시S8을 내놓았지만 조금은 시기상조란 생각이 든다. 빅스비에게 갈길은 아직 한참 남았다. 짧게나마 갤럭시S8 직접 체험해봤지만 구매결정을 내리는 일은 없을 듯 하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