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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選후보 공약점검] 재벌개혁, 무조건적인 기업 죽이기 지양돼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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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選후보 공약점검] 재벌개혁, 무조건적인 기업 죽이기 지양돼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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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당 대선후보.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주요 정당은 오는 5월 9일 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를 사실상 확정했다.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은 날선 공약대결을 펼치고 있다. 특히 ‘재벌개혁’이라 불리는 대기업 공약은 방법과 수위에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날선 칼날을 꺼내 들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제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4명은 모두 재벌개혁을 주창한다.
문재인 후보는 30대 그룹 중 자산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최상위 그룹에 대한 규제에 주안점을 뒀다. 재벌도 양극화돼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의 재벌적폐 청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경영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금산분리 ▲근로자 경영참여 ▲일감 몰아주기 규제 ▲준조세 금지법 제정 등을 강조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불거진 준조세를 철저히 막겠다는 계산이다. 준조세란 기업이 정권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재벌 견제를 위해 하도급법과 유통업법 등을 개정하고 기업의 악의적 불법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폭 강화도 제시했다.

그는 공정위의 독립성 강화방안으로 상임위원을 5명에서 7명으로 늘리고 임기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할 것을 제시했다. 대통령과 총수들 모두 법의 테두리 안에 있는 만큼 누구도 불법적 혜택을 누리게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유승민 후보는 일감 몰아주기와 편법승계 차단, 총수 사면제한을 내세운다. 총수 일가가 계열사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개인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전면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아울러 범죄를 저지른 재벌 총수의 사면을 제한해 경제살리기 약속과 사면을 맞바꿔어온 역대 정권들의 ‘후진적 관행’을 단절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다른 경쟁자 보다 한발 더 나아간다. 그는 재벌 3세 경영권 승계를 금지하고 독점구조를 만들 경우 기업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는 계열분리명령제 등의 도입을 주장한다.

반면 대권후보 중 유일한 ‘친기업’ 성향의 홍준표 후보는 ‘재벌을 죄악시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침체된 경제상황을 살리기 위해선 기업 투자여건 마련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재벌 제재에 관해선 현행 법안 수준에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대선후보들의 재벌개혁안을 바라보며 재계는 한숨만 늘고 있다. 대기업을 마치 ‘범죄자 집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된 상황에 무조건적인 기업 죽이기는 지양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표심확보를 위해 확실한 검증 없이 재벌개혁을 실시하는 것은 단순 여론몰이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사건 등으로 정경유착 관행에 대해 반성하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하지만 대선후보들이 기업경영을 옥죄는 공약을 다수 내놓으면서, 우리나라를 점점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만들려 한다”고 토로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4단체는 지난 6일 문재인 후보와 담론을 펼쳤다. 이들은 상법개정안 등 재벌개혁안에 대해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기업의 투자심리 저하와 사업환경을 본질적으로 훼손하는 수준까지 가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