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의 직접] 삼성·현대차 인적성문제 보니… “삼성은 미래, 현대차는 현재”

공유
0

[유호승의 직접] 삼성·현대차 인적성문제 보니… “삼성은 미래, 현대차는 현재”

삼성 직무적성검사 GSAT 교재.이미지 확대보기
삼성 직무적성검사 GSAT 교재.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삼성이 지난 16일 ‘삼성 고시’라 불리는 마지막 그룹 공개채용 직무능력검사(GSAT)를 실시했다. 이번 시험을 끝으로 삼성은 계열사별 채용을 진행한다.

현대차그룹 역시 지난 1일 올해 상반기 대졸 공채 인적성검사(HMAT)를 진행했다. 현대차는 이날 서울 3개 학교와 부산, 전주 각 1개 학교에서 수천여명의 응시생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했다.
두 회사의 올해 인적성검사 문제를 보면 삼성은 미래에, 현대차는 현재에 집중한 모습이다.

삼성은 GSAT에 4차 산업혁명과 과학, 삼성의 역점사업에 대한 문제를 다수 출제했다. 낸드플래시와 D램, 애플리케이션 응용프로세서(AP) 등의 주력사업과 하이브리드카와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문제도 출제했다. 초전도체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묻기도 했다.

삼성이 GSAT에 미래에 관련된 문제를 다수 출제한 것은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과 마찬가지다. 재계 1위 삼성의 눈은 과거와 현재가 아닌 미래에 맞춰져 있다.

반면 현대차의 HMAT를 보면 미래 보다 당장의 현실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역사에세이를 실시한 현대차는 올해 문제로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서술하시오’를 제시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확산되자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문제로 제시한 것. 현대차가 미래를 생각하기 보다 당면현안을 해결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최근 현대차는 미국에서 ‘대위기’에 직면했다.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2%나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리콜 사태까지 불거졌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소방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또다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대내외적 이슈에 재계 1, 2위인 두 기업이 여느 때보다 신음하고 있지만 인적성검사 문항을 보면 한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신입사원에게 묻는 문제는 그 회사가 어떠한 고민에 직면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신입사원 채용은 기업의 최소 3년 후 농사를 준비하는 ‘밭고르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