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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년 전 기후 정보 기록된 '빙상코어' 냉동고 고장으로 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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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년 전 기후 정보 기록된 '빙상코어' 냉동고 고장으로 소실

지구상의 모든 빙하코어 보관 시설에서 발생한 No.1 악몽
다시 북극권으로 채굴가는 것은 비용 면에서 어려워

캐나다 앨버타대학에서 2만년 전 기후 정보가 기록된 '빙상코어'를 소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The Guardian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 앨버타대학에서 2만년 전 기후 정보가 기록된 '빙상코어'를 소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The Guardian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캐나다 령 북극에서 채취한 2만2000년 전 기후 정보가 담긴 '빙상코어'가 보관에 이용하던 냉동고의 고장에 의해 녹아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16일(현지시간) 더 가디언에 따르면 캐나다 에드먼턴에 위치하고 있는 명문대학 앨버타대학에는 북극에서 시추한 빙하코어가 보관돼 있었다. 하지만 냉동고 고장에 의해 일부가 완전히 녹아 버려, 귀중한 연구 자료를 잃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권의 빙상은 아래로 갈수록 눈의 결정이나 기체 입자 등을 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빙하를 살펴보면 태고의 지구가 어떤 기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태고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구의 기후 변화를 조사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주는 빙하코어는 채빙 후 운반되어 연구시설에 병설된 냉동고에 보관되어 다양한 실험에 이용된다.

앨버타대학은 캐나다 령 북극에서 길이 1400m 분의 빙하코어를 채굴하여 5곳의 시설에 나누어 보관하고 있었다. 이 귀중한 빙하코어의 샘플은 불과 며칠 전 건축비 400만 캐나다달러(약 34억1784만 원)를 들여 완성된 연구시설에 보관해 왔다.

하지만 보관이 시작된 며칠 후 하나의 냉동고에서 온도 경고가 나왔고, 냉동고는 급속하게 온도 상승을 시작해 순식간에 40도에 도달했다. 경고신호를 받고 연구원이 급히 달려오긴 했지만 얼음이 아니라 바닥에 쌓인 물웅덩이만을 발견했다. 대학에서 빙하를 연구하는 마틴 샤프 박사는 "지구상의 모든 빙하코어 보관 시설에서 발생한 사건 중 No.1의 악몽"이라고 지적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영향을 받은 빙하코어가 전체의 13%에 해당하는 180m 분이라는 점이다. 전날 행해진 텔레비전 촬영에서 "라이팅이 코어에 나쁘다"라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저장하고 있던 빙상코어 중 약 90%를 다른 냉동고로 옮겨 빙하코어 전체의 손실은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잃어버린 빙하코어 가운데에는 '배핀(Baffin)' 섬에 있는 'Penny Ice Cap'에서 채취한 2만2000년 전의 코어와 로건산맥에서 채취한 1만6000년 전의 빙하코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손실은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샤프 박사는 이번 사건으로 예정하고 있던 일부 연구가 중단되는 등 영향을 미칠 것이며, 앨버트 대학에서 손실되거나 손상된 빙하 코어를 대체하기 위해 다시 북극권으로 채굴 가는 것은 비용 면에서 어렵기 때문에, 남겨진 빙상 코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하고 엄중하게 보호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