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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재테크] 와인② '억' 소리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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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재테크] 와인② '억' 소리나는 이유는?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와인의 가격을 올리는 세 가지 요소는 ▲한정품 ▲경매 ▲와인 평론가입니다. 최근에는 중국 자본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와인은 밭에서 포도를 수확해 만들어지는 생산품이니만큼 공급은 한정돼 있습니다. 한 번 출하되면 다시 나오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한정품인 것이죠.
일 년에 몇 백병, 몇 천병 정도만 만드는 와인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올드 빈티지는 귀해집니다. 수요는 날로 늘고 있는데 공급은 제한돼 있으니 앞 다퉈 웃돈을 주고 사려하고, 가격은 계속해서 올라만 갑니다.

이런 와인들은 오래 보관하면 풋풋함이나 과일향, 흔히 말하는 아로마는 줄지만 대신 부케가 강해집니다. 와인에서 말하는 부케는 발효와 숙성에서 오는 향으로 가죽, 동물적 냄새, 버터 등 다양한 냄새를 말합니다.

통상적으로 비싼 와인은 구세계(유럽) 출신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름난 와인으로는 보르도 5대 샤토가 있습니다. 샤토 라피트 로칠드, 샤토 라투르, 샤토 무통 로칠드, 샤토 마고, 샤토 오브리옹입니다.

물론 이것 말고도 시장에서 가치가 높은 와인은 많습니다. 부르고뉴의 도멘 앙리 자이에 리쉬부르 그랑 크뤼는 특정 빈티지는 5만달러에 육박하는 가격을 자랑하는데요. 2006년 작고한 앙리 자이에가 한 해 생산량을 3500병 이내로 제한했기 때문이죠.

만화책 ‘신의 물방울’로 유명해진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DRC)도 평균 1만3314달러 정도 합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1500만원 정도 하는 가격이죠. 게다가 1병을 살 때 12병의 지역 와인이 같이 들어 있는 상자를 사야 합니다. 2014년 롯데백화점이 설 선물세트용으로 1세트(DRC 외 11병, 2010년산)를 준비했을 당시 가격은 3900만원이었습니다. 당시 소리소문도 없이 팔렸다고 합니다.

와인//글로벌=출처이미지 확대보기
와인//글로벌=출처
일조량이 특히 좋았던 해에 생산된 와인은 그레이트 빈티지라 부릅니다. 빈티지가 와인의 모든 것을 대변하진 않지만 대체로 그레이트 빈티지 와인이라면 높은 가격에 팔려나갑니다. 이들이 시간이 지나 올드 빈티지가 되면 가치는 더욱 올라갑니다.
와인의 가격을 올리는 두 번째 요소는 경매입니다. 크리스티와 소더비의 와인 경매가 유명합니다.

와인 경매를 보려면 롯(Lot)이라고 하는 단위를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롯은 와인을 묶어 한 번에 파는 단위입니다. 1개가 될 수도 있고 소유주가 내놓은 와인 전부 다인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통상적인 경매와 달리 비싸고 귀한 와인은 당연히(?) 1병씩 경매에 들어갑니다. DRC도 1985년 빈티지가 2007년 5월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23만7000달러에 낙찰된 바 있습니다.

거기다 내놓은 사람이 유명인이라면 가치는 더욱 올라가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작곡가로 유명한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평생 모은 와인 1만8000병이 1997년 소더비 와인 경매에 출품됐습니다. 당시 낙찰 총액은 600만달러에 달했다고 합니다.

세 번째 요소는 와인 평론가입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매체나 와인 평론가들은 매년 지역별로 빈티지를 정해 발표합니다.

절대적인 파워를 발휘하는 로버트 파커의 경우 그가 매긴 점수(파커 포인트)가 하나의 평가 기준이 됩니다. 당연히 높은 점수를 매기면 가치가 급등합니다.

지금까지 와인이 왜 이리 가격이 높은지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다음 번에는 와인 현물 투자의 어두운 그림자, 위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