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장은의 재즈다이어리(9)] 배장은 트리오로 활동한 멤버만 100여명…공식 밴드 없지만 정말 많은 밴드

철저히 혼자가 되어 본 적이 있는가. 배장은 트리오는 세상을 향해 열정을 가지고 걸어 나가는 혼자된 이들의 삼합이다. 시간과 공간 안에 지도를 가지고 있는 기본이 충실한 베이시스트와 그 안에 온갖 구조물들을 만들며 색채를 입히는 드러머, 그 둘을 감싸 안고 어우르는 피아노 소리, 숨소리, 그리고 허공에서 울리는 조화의 소리! 그 안에서 꽃 피는 멜로디와 하모니. 이것은 바로 사랑이다.

그들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다. 그 시간에 그 공간에서 그 만남을 갖는 자들만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목격하고 함께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과 그 음악을 통해 움직여진 마음, 그리고 그들이 전하는 감동과 감흥. 이 순간의 공연은 절대 어느 공연과도 같을 수가 없다. 대화가 어떻게 항상 같을 수가 있단 말인가. 직감 혹은 직관에서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은 무한하다.
그들의 결속! 삼국지의 도원결의 역시 술집에서 일어난 직관적인 인간관계 아닌가. 유비, 관우, 장비! 그 세 사람만 필요한가. 아니다. 그 속에 제갈량과 조조, 동탁, 여포 등 삼국지에는 나오는 사람들이 수천이다. 다 잘난 사람이다. 난세에도 잘난 사람은 언제나 존재했다.

그러나 인간관계와 선택된 사람의 리더십에 의해서 파도가 그렇게 출렁이듯 발전과 퇴보를, 혼란과 통일을 반복한다. 나는 삼국지를 제대로 알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감히 배장은 트리오와 삼국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배장은 삼국지 트리오!

다시 배장은 트리오의 현실로 돌아와서, 도원결의처럼 직관적으로 모인 것은 사실이고 배장은 트리오가 키쓰 자렛 트리오(Keith Jarrett Trio)처럼 오랜 시간을 함께 연주하는 것은 아니지만 배장은 만의 음악적 철학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도대체 뭐냐고 물으실지도 모르니 한 번 생각해 본다.

세상은 넓고 할 일도 많고 훌륭한 연주자들이 이렇게 많은데, 이 사람과 연주하면 이런 면이 좋고 저 사람과 연주하면 저런 점이 좋고. 그 안에서 나올 수 있는 수많은 음악적 가능성에 나는 집중한다. 바람피나? 이쯤 되면 어떤 독자는 거부 반응을 보이실 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바로 배장은 트리오의 실체라는 거다! 마치 아무것도 아닌 점 같다. 혹은 흐르는 물 같다. 그 당시 직관에 이루어진 만남과 그들과의 불꽃과 같은 열정적인 이야기다.

배장은 트리오의 이름으로 레코딩과 공연에 함께했던 드러머와 베이시스트는 세계적으로(거창해 보이게) 흩어진 모든 멤버들까지 어림잡아 100여명. 나는 2000년대 초부터 그 연주자들과 아직도 연주와 협업과 각각의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어떻게 보면 밴드가 없는 것이고 어떻게 보면 밴드가 정말 많은 것이다.

배장은 재즈피아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