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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에 40도 찜질' '관장으로 열 내리기'…인터넷 커뮤니티 ‘안아키’ 아동학대 논란(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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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에 40도 찜질' '관장으로 열 내리기'…인터넷 커뮤니티 ‘안아키’ 아동학대 논란(上)

인터넷 카페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의 운영자가 열이 나는 아이에게 해열제를 먹어지 않고 관장을 시키라는 등의 치료법을 권장하며 아동학대 논란에 휩쌓였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이미지 확대보기
인터넷 카페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의 운영자가 열이 나는 아이에게 해열제를 먹어지 않고 관장을 시키라는 등의 치료법을 권장하며 아동학대 논란에 휩쌓였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자연주의 육아를 표방한 네이버 카페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안아키는 백신 접종이나 병원 치료 없이 아이의 면역력을 높이자는 커뮤니티이다. 한의사로 알려진 운영자가 소개한 방법을 그대로 따라 했다가 피해를 입은 사례가 늘어나면서 아동학대 지적이 일고 있다..

‘안아키’는 한 한의사가 개설한 홈페이지로 운영자 ‘마음살림 닥터’는 카페를 통해 자신이 아는 치료법을 ‘자연주의’라 이름 붙여 소개했다. 열이 펄펄 끓는 아이에게 관장하거나 화상을 입은 부위에 40도 넘는 더운 찜질을 하는 등의 방식이었다.
이 한의사는 지난해 약물 오남용의 문제를 제기하며 자식들을 약 없이 키운 노하우를 담은 책도 발간해 엄마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해당 도서는 교보문고 사이트에서 가정·육아 주간베스트에서 50위 안으로 진입한 바 있다.

한의사의 명성으로 카페 역시 엄마들의 신뢰를 얻었다. 2013년 개설된 이 카페는 회원이 6만명에 달할 정도였다.

논란은 안아키 회원들이 운영자가 소개한 치료법을 그대로 따라했다 증상이 심해진 아이들의 사진들이 인터넷 상에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한 누리꾼은 SNS를 통해 아토피가 있는 아이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병원도 보내지 않았다는 내용과 함께 아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아이는 이마에 진물이 흐르는 상태였다.

피해 사례가 확산되자 시민단체 아동학대방지모임은 대응에 나섰다. 아동학대방지모임은 피해 사례를 모아 대한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에 자료를 전달할 계획이다. 현재 피해 접수 사례는 100여건을 넘고 있다.

공혜정 아동학대방지모임 대표는 “아이가 고통스러워하는데도 불구하고 병원에 가는 등 적극적인 치료행위를 하지 않도록 한 것은 의료적 방임에 따른 아동학대라고 보여진다”라고 주장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3조 7항에 따르면 '아동의 건강을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정신적·신체적·성적 폭력과 방임·유기의 경우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명시돼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역시 지난 2일 공식 성명을 내고 해당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한의사협회는 “안아키에서 소개한 대부분의 치료법이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설령 근거가 있더라도 의료기관에서 전문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영유아의 건강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행위”라고 성명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한의사협회 관계자는 “특히 면역력을 키워주고자 수두 파티를 하거나 화상을 입었을 때 뜨거운 물에 찜질을 하도록 하는 행위 등 안아키에서 소개한 대부분의 치료법이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라고 설명했다.

한의사협회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네이버에 카페 폐쇄 조치를 요청한 상태이다. 향후 카페 운영자인 한의사에 대해 윤리위원회 회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한정훈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주무관은 “자세한 현황을 파악 중”이라며 “아동학대특례법이나 의료법 등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