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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다리꽃길 춤을 그리다'…운정과 제자들의 야심찬 야외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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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다리꽃길 춤을 그리다'…운정과 제자들의 야심찬 야외 공연

[무용리뷰] 2017년 『운정의 풍류와 사색』

경기검무보존회가 주최하는 『운정의 풍류와 사색』 공연이 지난 4월 29일 있었다. 보존회 앞 작은 연못가의 정자를 무대로 펼쳐진 공연은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경기검무 보유자인 운정 김근희(대진대 무용과 교수 역임) 선생이 마련한 소박한 공연이었다. 예상과 달리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가들과 하객들이 공연의 시작을 축하해주었다.

30년이 넘게 지켜본 김근희의 춤은 따스한 온기를 머금은 춤이다. 주변이 가족이 된 지 오래인지라 멀지만 가까운 길로 여기며 당도한 곳은 구리시청에서 버스로 작은 정거장 두 개를 넘으면 된다. 누구의 무슨 춤이 공연되는지 궁금증이 증폭되는데 공연의상을 입고 초록으로 덮인 산을 두고 봄꽃이 웃는 가운데 제자가 아닌 본인이 직접 나타나서 원형 경기검무를 춘다.
김근희 경기검무 보유자
김근희 경기검무 보유자


무용사의 새 역사가 쓰인 공연,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3호 경기검무보존회가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공연하는 첫 신호탄으로 ‘샛다리꽃길 춤을 그리다’는 운정 선생이 직접 출연하여 공연되었다. 경기검무보존회는 구리시청으로부터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샛다리 공원에서의 상설공연을 허락받았다. 전통무용공연으로써 지역문화 가꾸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장대하다는 말을 믿는다.

교방입춤(강연진)
교방입춤(강연진)


샛다리 공원 상설공연의 목적은 첫째, 구리시가 중심이 되는 무형문화 유산을 전승 발전시키고, 둘째, 탐방객들의 문화예술 향유욕구를 충족시키며, 셋째, 등산 및 관광객 증대를 통한 상권 활성화를 도모함에 있다. 밝은 햇살아래 작은 연못위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바라본 이 날 공연은 춤의 진정한 매력과 전통춤의 향기를 느끼게 해준 공연이었다.

다예무(강연진, 박은진, 김가온, 허희숙, 서문현)이미지 확대보기
다예무(강연진, 박은진, 김가온, 허희숙, 서문현)


김근희 경기검무 보유자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마치면서 ‘전통춤 행위는 이 땅 위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공동체 의식과 공동의 정취를 고취시키는 역사적·주체적 가치를 전승하는 문화작업’이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 땅의 전통문화는 다양한 외래문화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굳건하게 영역을 지키면서 전통춤의 멋과 맛의 변주를 시도해왔다.
때약 볕에 조명은 없고 야외에서 온전히 연기력을 보여야 하는 출연진인 강은진, 박은진, 김고온, 허희숙, 서문현은 전통춤인 경기검무를 바르게 수용, 계승하면서도 인접 전통춤들을 배우고 익혀왔다. 그들은 전통춤예술가들의 정신을 올곧게 받아들여 그들의 ‘얼과 혼’을 자신 속에 녹여내어 새로운 예술적 명품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오늘을 살아가는 춤꾼의 역할로 삼는다.

장고춤(박은진, 김가온)
장고춤(박은진, 김가온)


경기검무보존회는 샛다리춤터를 찾는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춤으로써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문화 예술을 알리고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운정의 풍류와 사색』 공연을 선보였다. 동일한 공간과 시간을 공유한 ‘샛다리꽃길’에서의 동감의 체험은 자연미와 예술미의 구분이 무색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담대한 희망으로 출발한 춤은 변화와 혁신의 작은 몸짓이다.


즉흥시나위(허희숙)
즉흥시나위(허희숙)

이번 공연은 전통무용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전문예술인들을 비롯한 재능 있는 신진 예술인들에게 앞으로의 야외 공연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자연이 무대가 되는 샛다리 공원에서 창작무용공연은 모범을 수용한다. 김근희 경기검무는 클래식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젊은 무용을 수용하고 있다. 김근희 선생의 작은 움직임에도 주변 축하객들은 운집하여 공연을 축하했다.

출연진들과 축하객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출연진들과 축하객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김문숙(무용가, 예술원 회원), 이영희(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예능보유자), 이문태(2018년 평창동계 패럴림픽 개・폐회식 총감독), 이애주(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예능보유자), 임정란(경기민요 예능보유자), 이명자(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전수조교), 홍진희(태평무 이수자), 이춘자(태평무 이수자), 양길순(무형문화재 제97호 도살풀이춤 전수조교), 이병옥(평론가, 용인대학교 명예교수), 양선희(세종대 무용과 교수), 전미례(재즈무용가), 임홍순(서경대 대학원장), 김길록(화가, 한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윤영일(진도군 전 기획조정실장), 장석용(예술평론가) 등이었다.

경기검무(김가온)이미지 확대보기
경기검무(김가온)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