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고객사 열연價 인하요청…“구매 못하겠다”

[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동국제강과 동부제철, 세아제강 등이 포스코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며 가격 인하를 요청하고 있다. 포스코 열연 가격이 중국과 일본산에 비해 최고 10만원 이상 높은 채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포스코만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구매를 지속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까지 밝히는 등 고객사 이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포스코는 1~3월 매월 가격을 인상했고 이후 공식적인 가격 인하는 실시하지 않았다. 반면 바오산강철 등 중국 철강사들은 지난 5월에 이어 6월까지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 동부제철 세아제강 등은 포스코에 열연 소재 가격을 톤당 최소 5만 원 이상 인하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냉연도금재나 강관 등의 제품 가격 인상은 어려워지는 반면 원가부담은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코산 열연 기준 가격은 4월 기준 톤당 70만원이었다. 4월 통관된 중국 및 일본산 열연 가격은 CFR 톤당 537달러(60만원), 581달러(65만원)였다. 중국과 일본 가격도 계속 올랐지만 포스코에 비해 중국산은 10만원 높고 일본산도 5만 원가량 웃돌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에 5~6만 원 정도 인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산을 주로 수입하는 강관사들은 포스코산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측은 "4월부터 단계적으로 가격을 조정해 주고 있다"며 "시황에 따라 탄력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에 따르면 이 같은 대응으로 5월 기준 열연 공급 가격은 톤당 60만 원 중반대로 낮아졌다.

하지만 현재를 기준으로 해도 가격 차이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현재 중국의 열연 오퍼 가격은 430~440달러(48만~49만 원)으로 50만 원에도 미치지 않고 있다. 열연 실수요업체들은 포스코에 가격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이유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열연 고객사들의 간의 갈등은 당분간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동국제강은 지난 1분기 개별 기준 영업이익률 2.4%로 작년과 올해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동부제철은 3.0%, 세아제강은 그나마 양호한 5.5%를 달성했다. 이에 비해 포스코는 11.3%의 업계 최고 이익률을 기록했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