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 차원의 산업 재편 바람이 불고 있는 중국은 무엇이든 집어삼키고 보자는 ‘규모 중시’의 대형 M&A(인수·합병)를 펼치고 있는 반면 미국과 유럽은 ‘종합 화학기업’이 아니라 강한 분야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양분하던 두 회사를 하나로 합쳐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다.
세계 최대 도료(페인트)회사 네덜란드 악조노벨은 업계 2위인 미국 PPG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지만 만약 통합될 경우 양사의 매출은 300억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악조노벨은 이미 3차례나 PPG의 제안을 거부하고 있지만 주주들의 불만이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악조노벨의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승인해 달라고 소장을 내기도 했다.
CNN 등 현지 언론은 PPG가 적대적 주식공개매수(TOB)를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엘리엇의 움직임은 양사의 합병 논의를 번번이 무산시킨 안토니 버그만 악조노벨 회장을 쫒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12월 합병을 선언한 후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조사를 받아온 다우케미칼과 듀폰은 지난 3월 EU의 최종 승인을 받고 오는 7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미국의 승인이 남아있지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법인명은 다우듀폰이다. 다우듀폰은 반독점 우려를 의식해 통합 후 농업·소재과학·특수전문제품 등 3개 회사로 분할해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종합’이 아닌 ‘특수 분야’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양사의 매출은 총 757억달러(약 85조원)에 달한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