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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 재편②- 미국·유럽 ‘선택과 집중’… 강한 분야 집중해 더 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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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 재편②- 미국·유럽 ‘선택과 집중’… 강한 분야 집중해 더 강하게

유럽연합(EU)이 약 144조원 규모의 다우케미칼과 듀폰의 합병을 승인하는 등 글로벌 화학 분야에서 초대형 공룡기업이 잇따라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 화학업체들은 중국과 달리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연합(EU)이 약 144조원 규모의 다우케미칼과 듀폰의 합병을 승인하는 등 글로벌 화학 분야에서 초대형 공룡기업이 잇따라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 화학업체들은 중국과 달리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오는 2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기회의에서 산유국의 감산 연장 합의 가능성이 높아지며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가운데 전 세계 화학업계가 재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 당국 차원의 산업 재편 바람이 불고 있는 중국은 무엇이든 집어삼키고 보자는 ‘규모 중시’의 대형 M&A(인수·합병)를 펼치고 있는 반면 미국과 유럽은 ‘종합 화학기업’이 아니라 강한 분야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양분하던 두 회사를 하나로 합쳐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다.
미국 산업용가스 생산업체 프렉스에어와 독일 산업용 가스업체 린데의 합병 논의는 무산 위기를 넘기고 지난해 말 기본 합의를 이뤄낸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용가스는 반도체·자동차 공장은 물론 의료기관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며 성장이 유망한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세계 최대 도료(페인트)회사 네덜란드 악조노벨은 업계 2위인 미국 PPG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지만 만약 통합될 경우 양사의 매출은 300억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악조노벨은 이미 3차례나 PPG의 제안을 거부하고 있지만 주주들의 불만이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악조노벨의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승인해 달라고 소장을 내기도 했다.

CNN 등 현지 언론은 PPG가 적대적 주식공개매수(TOB)를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엘리엇의 움직임은 양사의 합병 논의를 번번이 무산시킨 안토니 버그만 악조노벨 회장을 쫒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12월 합병을 선언한 후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조사를 받아온 다우케미칼과 듀폰은 지난 3월 EU의 최종 승인을 받고 오는 7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미국의 승인이 남아있지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법인명은 다우듀폰이다. 다우듀폰은 반독점 우려를 의식해 통합 후 농업·소재과학·특수전문제품 등 3개 회사로 분할해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종합’이 아닌 ‘특수 분야’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양사의 매출은 총 757억달러(약 85조원)에 달한다.
한편 한국과 일본 화학업계는 특정 분야에 강점을 지닌 대기업은 있지만 매출액·시가총액 면에서 글로벌 기업이라 내놓을 수 있는 업체가 적은 실정이다. 2016년 글로벌 500대 기업 중 한국 화학기업은 277위에 이름을 올린 한화와 294위의 SK 정도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