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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한중 웨딩산업의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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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한중 웨딩산업의 평행선

신경섭 한국웨딩산업학회장
신경섭 한국웨딩산업학회장
최근 국내 웨딩산업계는 절대인구감소에 경기불황과 실업난이 겹치면서 삼포세대의 ‘결혼포기’ 현상에 직면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혼인율이 전년대비 14% 급락하면서 2016년에는 28만2000건으로 1974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적은 건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사드여파까지 있어 전체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벌써 몇 년전 부터 어렵다는 말이 돌았으나 사실은 속수무책이다. 문을 닫는 웨딩홀도 늘어나고 비싼 월세를 피해 청담동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웨딩업체들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웨딩 문화는 여전히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트렌디한 웨딩을 이끌어가는 선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한국의 드레스 스타일과 디테일에 감동하고 있으며, 한국의 스튜디오 촬영에 매료되어 있다. 그들이 따라올 수 없는 우리만의 섬세함과 세련됨이 있다. 최근에는 한국식 웨딩홀 운영에도 관심이 많다. 고객에게 주는 서비스와 직원들의 서비스태도, 공간 연출의 노하우를 가장 궁금해한다.
필자는 웨딩업계에 30여년 종사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웨딩산업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박사학위 논문 때문에 북경에서 3년간 공부한 연유로 다른 분들보다는 중국에 조금 더 익숙해 2013년 학회장이 되면서, 베이징, 상하이를 비롯해 중국 여러 성의 웨딩협회와 대학을 방문하여 문을 두드렸고, 사업교류에 대한 물꼬를 트려고 애를 쓰고 있다. 방문한 중국 측 웨딩업계 관련자나 단체장들은 한결같이 한국 웨딩업계와의 비즈니스교류를 원한다. 더욱이 최근 중국 웨딩업계도 2013년을 정점으로 전체적으로 규모와 건수가 줄어, 웨딩업체들이 더 큰 경쟁력을 갖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 웨딩업체들은 실제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소극적이고, 살짝 발만 담그기를 원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중국 시장이 매력적인 시장인줄 알면서도 진출을 꺼려하고 있다.

평행선은 상반된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첫째는 긍정적인 의미의 평행선으로, 서로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고 나란히 손을 잡고 가는 평행선이다. 다른 하나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기 어려워 같이는 가되 영원히 평행선으로 가는, 그래서 아무 교감이 안 일어나는 평행선이다. 그렇다면 한중 두 나라의 평행선 은 어떤 평행선이어야 할까. 말할 것도 없이 첫 번째 평행선으로 가야 한다.

지난 학기 웨딩비즈니스 전공 박사과정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웨딩 트렌드 북을 만들어 온라인으로 띄워보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 여러 이유로 실제 행하지 못했지만 한국은 웨딩 트렌드를 리드하는 종주국이 되어야 한다. 중국 국가민정국은 중국 웨딩업체들이 젊은이들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고소득 신랑신부를 위한 제품과 서비스가 부족하며, 종사원의 질이 떨어지고 직업훈련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학계는 중국 학계와 지속적인 교류를 하면서 우리의 웨딩전문인 교육 시스템을 중국에 알려 인이 박히게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를 찾을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야 하고, 업계가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

반면 업계는 중국 시장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여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한중 두 나라의 결혼문화가 다르다. 중국은 대부분 웨딩드레스를 사서 입는다. 반면 한국은 빌려서 입는다. 그러니 한국의 경우 드레스 한 벌의 가격이 비싸도 서너 번 대여해주면 BP점을 커버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은 대여가 거의 없기 때문에 국내 웨딩드레스를 사입 해 가면 2배의 가격으로 팔아야 하기 때문에 시장구조가 맞지 않는다. 한류 붐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콘텐츠의 질적 우수함만을 믿고 뻣뻣하게 서 있기보다는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서로의 시장구조를 이해하고 이해시키는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사드로 인해 잠시 소원해지기도 했지만, 서로의 감정이 교감되는 평행선을 만들기 위해 학계와 산업계의 진지한 연구가 필요하며, 힘을 합쳐 그 중심에 서야 할 것이다.

신경섭 한국웨딩산업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