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협의회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법정 무임승차 손실에 대한 보전을 이끌어 내기 위해 지난 2월 협의회가 구성됐으며, 매월 1회 정기회의를 개최하는 동시에 국회와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왔다.
그러나 그간 급격한 고령화와 도시철도 노선의 광역화, 정부의 유공자 보훈정책 강화 등으로 법정 무임승차자가 급증한 결과, 2016년 전국 도시철도 법정 무임승차자는 4억2000만명에 달해 그에 따른 운임손실도 5543억원으로 집계됐고, 계속되는 고령화 추세로 무임승차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다 낮은 운임 수준 등으로 인해 전국 7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매년 약 8000억원 수준의 적자가 발생(2016년 8395억원)하고 있어 재정난은 날로 심각해 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 도시철도 법정 무임승차 손실은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적자의 약 66% 수준으로, 법정 무임승차가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의 적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욱이 서울과 부산의 도시철도는 개통한지 30여년이 지나 선로, 전동차 등 시설들이 내구연한을 경과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 이를 교체해야 하나, 계속된 적자로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지자체 또한 국세에 편중된 세입체계(붙임 2)와 복지비 등 과다한 법정 의무 지출의 구조적인 한계로 도시철도의 안전을 위해 투자할 여력이 없어 승객들의 안전은 날이 갈수록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노인 법정 무임승차의 경우 대통령의 지시로, 장애인과 유공자 법정 무임승차는 강행규정인 법령에 따라 도입된 것이므로 도입의 주체는 정부이며, 원인제공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법정 무임승차 손실 또한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고 협의회는 주장했다.
협의회는 “노인 법정 무임승차의 경우 1984년 5월 22일 전두환 前 대통령 지시로 도입되었다는 것은 과거 신문기사 등을 통해 확인(붙임 3) 할 수 있으며, 당시는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서울시장을 대통령이 임명했기 때문에 대통령의 지시를 서울시장이 거부할 수 없었다”며 “장애인의 경우 근거법인 ‘장애인복지법’에서 강행규정으로, 유공자의 경우「국가유공자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등 각 근거법 시행령에서 강행규정으로 의무를 부여하고 있어 지자체는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또 “게다가 서울, 인천과 함께 수도권 도시철도를 동일한 운임으로 운영중인 한국철도공사에만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라 원인제공자인 정부가 도시철도 법정 무임승차 손실을 보전하고 있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정부는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수도권 도시철도 구간에서 발생하는 법정 무임승차 손실의 약 50~60%를 매년 보전 중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새 정부의 공약인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국민의 약 67%*가 살고 있는 수도권 등 6개 특·광역시 도시철도의 지속적인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므로 법정 무임승차 손실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협의회는 지적했다.
협의회는 6개 특·광역시의 염원을 담은 공동건의문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국토위, 기재위, 법사위 등 국회와 국토부, 기재부, 복지부, 보훈처 등 정부 부처에도 전달할 예정이다.
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대현 서울시 교통기획관은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무임승차자가 급증하는 등 도시철도 법정 무임승차가 도입된 80~90년대와 현재는 여건이 다르므로 재원 분담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한 때”라며, “과거의 폐단을 혁파하는 것이 새 정부의 기치인 만큼, 정부 정책이지만 지자체가 모든 부담을 떠안고 있는 도시철도 법정 무임승차에 대해서도 새 정부의 전향적인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2005년 부터 법정 무임승차 손실을 정부가 보전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논의했으나, 아직까지 소관 상임위조차 통과한 사례가 없는 실정이다.
지난 5월, 10월 발의된 ‘도시철도법’ 개정안(이호웅 의원 대표발의)을 시작으로 19대 국회까지 총 18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정부의 부정적인 입장으로 인해 단 한건도 소관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했으며, 현재 20대 국회에도 ‘도시철도법’ 등 총 11개의 법률 개정안이 계류중에 있다.
허광욱 기자 hkw89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