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실천 의지와 함께 긍정적인 반응으로 출발했던 택배실명제가 1년이 지난 현재,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한 것이 드러났다. 베이징신보는 소속 기자가 직접 저명 배송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물품 배송 조사에서 이 같이 나타났다고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하지만 과중한 업무량과 배송원이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됐으며, 수취인 또한 낯선 배송원에게 신분증을 선뜻 보여주기가 꺼림칙한 이유 등으로 택배실명제는 자연스럽게 도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자가 직접 저명한 택배사를 방문해 물품 배송을 의뢰했는데, 업체에서는 배송 주소와 수취인의 이름, 전화번호 등 배달에 필요한 정보를 기재하도록 했으나 신분증은 요구하지 않았다. 심지어 기자가 수취인 성명란에 만화 캐릭터 '도라에몽'을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택배사는 그 어떤 제지나 의문도 갖지 않았다.
업체 측은 이에 대해, 제도가 막 시작한 무렵에는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을 때 10명 중 3,4명이 이에 응했지만, 이후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신분증을 요구하는 택배사를 아예 이용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항변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