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말을 1/3로 줄여라. 그리고 그들이 시작하게 하라. 꿀 먹은 벙어리들 이라고? 천만에. 그 시간을 견뎌야 한다. 그들은 당신을 탐색 중이다. 당신이 들어 줄 사람인지 고민하고 있다. 그들이 고민하는 시간은 상대방을 위한 배려의 순간이다. 속 시원히 말해보라고 채근하지 마라. 억지로 끌려온 소가 쟁기질을 잘 할리 없다.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하는 자리가 된다. 마음을 내보이는 것과 말을 내뱉는 것은 다른 문제기 때문이다. 조용히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해라.
경청(敬聽)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왕의 귀라는 것이다. 열개의 눈으로 상대의 표정이나 눈빛, 태도까지 들여다봐야 마음이 통한다는 뜻이다. 잘 듣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암세포가 자라게 된다. 과장하지 말라고? 암(癌)이란 글자는 입이 세 개나 필요할 정도로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그걸 산에 가두어놓고 막아버려 생긴 병이란 뜻이다. 장자의 제물론에 ‘음악소리가 텅빈 구멍에서 흘러나온다’라는 말이 있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 참된 소리를 내는 기본이라는 뜻이다. 혁신 기업, IDEO의 회의 문화 ‘Deep Dive’의 핵심도 다 같이 끝까지 듣고 모두 함께 결정하는 데 있다. 내 아내의 친구들이 내게 준 경고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현명한 대안을 바라는게 아니예요. 그냥 들어만 달라는 거예요.’소통의 법칙을 말해달라고? 내 경륜을 보태주겠다고, 시간이 돈이라고, 그래서 뭘 한마디 빨리 해야겠다는 마음부터 버려라. 늙을수록 입을 닫고 지갑을 열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 것이다.
글·김시래 가톨릭관동대교수(정보경영학박사,생각의돌파력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