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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혹은 신세계”… SK플래닛 서성원, 유통업계 마음 얻기 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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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혹은 신세계”… SK플래닛 서성원, 유통업계 마음 얻기 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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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국내 오픈마켓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최근 SK그룹이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를 분사하고 대형 유통기업과의 합작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다. 서성원 SK플래닛 대표는 곧바로 온라인쇼핑사이트 11번가 매각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지만 업계에서는 “11번가가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서 재편할 것은 확실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분사·합작 선택 아닌 필수?” SK플래닛 ‘11번가’의 고민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은 오픈마켓 11번가 사업을 분사한 뒤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플래닛은 11번가를 심폐소생술을 시키기 위해 유통 강자인 롯데 그룹 혹은 신세계 그룹과 온라인 쇼핑 사업을 합쳐 합작법인 설립을 계획 중이다.

분사·합작설은 꾸준히 제기됐다. SK플래닛이 최근 2~3년간 지속적인 사업 재편을 진행하면서부터다. SK플래닛은 지난해 e커머스 기업으로 탈바꿈에 나섰다. “단기간 내 1위로 도약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11번가와 연관사업인 OK캐쉬백·시럽페이만 남기고 모든 사업을 떼어냈다. 동시에 O2O(Online to Offline)와 물류 등 관련사업은 강화했다.

11번가는 외형적으로는 국내 2위 오픈마켓으로 연간 7조원의 거래액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2012~2013년을 제외하곤 계속 영업 적자인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이 단숨에 바꾸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기 전망도 불확실하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은 이미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소셜커머스의 등장에 이어 전통 유통기업들까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방식과 투자전략은 획일화하고 있다. O2O와 물류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집중해 저렴한 상품들을 빠르게 배송하는 서비스가 곧 경쟁력이다. 몇몇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내놨던 생필품의 정기 배송도 이젠 흔한 서비스가 됐다.

이에 11번가의 러브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플래닛이 국내 유통업계와 손을 잡게 된다면 현재 거래액 1위인 이베이코리아를 넘어서 e커머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롯데가 SK와 합작할 경우 온라인 쇼핑 부문이 강화되고 규모가 확장된다. 롯데는 현재 유통채널 활성화 전략 방안의 하나로 온·오프라인을 통합하는 옴니채널 강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반면 신세계는 2014년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온라인몰을 ‘ssg닷컴’으로 통합한 후 2015년 유통업계 최초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ssg페이를 선보이며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11번가와 손을 잡아 콘텐츠 강화에 나설 수 있다.

11번가 인수 비용이 지분율에 따라 1조∼2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롯데·신세계가 리스크를 고려하면서까지 합작을 이어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돌파구를 찾으려는 SK측이 유통 기업에 큰 이익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쉽게 합작을 진행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합작을 유도해 새로운 재무적인 투자를 하라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러 가지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