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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포스코 수입상에 후판공급 논란…판매점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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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포스코 수입상에 후판공급 논란…판매점과 ‘갈등’

포스코판매점과 공급 논의 및 협의 과정 생략…업계 불만

포스코가 판매점들의 후판 주문이 좀처럼 늘지 않자, 수입업체에 후판 공급을 검토,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가 판매점들의 후판 주문이 좀처럼 늘지 않자, 수입업체에 후판 공급을 검토,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포스코가 최근 중국산 수입업체에 후판 공급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포스코 스틸서비스센터(이하 포스코 판매점)들은 포스코가 자신들이 거래하고 있는 수입상에 포스코대우를 내세워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는 것.

이는 수입상 A사가 포스코 판매점과 포스코대우와 중복 거래를 하는 것으로, 포스코는 A사를 포스코대우 거래처로 판단해 공급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매출 실적은 포스코대우으로 돌아가게 된다.
포스코 측은 “이번 공급은 판매점과 함께 중국산에 공동 대응하는 게 목적”이라며 “포스코대우는 판매점이 거래하지 않는 수입상에게만 공급하는 보조 역할”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판매점들은 이번 공급에 대해 논의나 협의가 없었다는 점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포스코가 판매점과 포스코대우의 거래처(수입상)를 일방적으로 교통정리 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의 수입상 ‘라인업 업체’ 다시 불러들인 이유는


2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중국산을 수입하는 국내 수입업체에 후판 공급을 검토, 추진하고 있다. 이미 일부 업체와는 수천 톤의 물량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가격은 최근 중국산 오퍼 가격인 CFR 톤당 470달러 수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포스코 판매점들의 판매 가격인 54만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산 가격에 맞춰 줄테니 포스코 후판을 사용하라는 제안인 것이다.

포스코가 수입업체까지 찾아 나선 이유는 주문량이 생산에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의미다. 이에 포스코는 지난 달 말 판매점으로부터 계획재 주문을 일괄로 받아냈다.

하지만 현재 판매점들의 추가 주문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포스코 공급 가격으로는 여전히 적자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포스코 공급 기준 가격은 60만 원인 데 비해 시장 거래 가격은 54만 원에 불과하다.

포스코에 후판 재고가 다시 쌓이게 되자 수입업체에까지 판매를 추진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포스코 공급 가격으로는 적자가 계속되고 있어 주문을 넣을 수 없는 환경”이라며 “지난 달 말 할인을 조건으로 계획재가 각 판매점에 할당됐는데 이달에도 추가 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들이 많다”고 말했다.

◇3년전엔 사전 논의했으나 이번엔 논의 없어


포스코가 수입업체에 후판을 공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공급 형식은 전혀 다르다 점이 판매점들의 불만을 키웠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약 3년전에도 현재처럼 주문이 줄어들자 수입업체에 공급을 했었다. 당시는 판매점이 거래중인 유통상들을 추천받아 거래를 진행했다. 이 유통상들은 수입을 병행하는 업체가 중심이 됐다. 포스코에서는 이 같은 업체를 ‘라인업 업체’라고 불렀다.

거래 방식을 예로 들면 포스코 A판매점은 거래중인 B유통상을 포스코에 추천한다. A판매점이 B유통상에게 공급할 것이라는 내용을 포스코에 전달하면 포스코는 톤당 몇 만원을 할인해 공급해주는 형식이다.

이번에는 이 같은 논의 및 협의 과정이 생략되고 포스코 기준대로 거래처를 줄 세웠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 공급 대상인 수입상을 선정하는 원칙은 판매점 거래처가 우선”이라며 “포스코대우는 판매점이 거래하지 않는 곳을 보조하는 역할”이라고 밝혔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