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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인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높은 송금수수료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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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인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높은 송금수수료 탓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송금 시장 중 하나
은행 수수료 및 환전 수수료 최대 15%

인도 국민들은 높은 송금수수료와 신분증이 없어 은행을 이용하지 못해 결국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선택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국민들은 높은 송금수수료와 신분증이 없어 은행을 이용하지 못해 결국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선택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인도가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합법 여부를 놓고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비트코인의 거래량이 많은 인도에서 비트코인이 합법화 된다면 가상화폐의 글로벌 지위가 향상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도에서 왜 이처럼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인도의 인구는 13억2000만명으로 중국과 견줄 수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인도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국가로 등극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토록 많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인도인의 은행 이용률은 대단히 낮다. 2010년 초반만 하더라도 인구의 20%에도 못 미치는 2억3300만명 정도만이 계좌를 개설해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었을 뿐이다.

결국 지난 2014년 인도 모디 총리는 이른바 ‘금융 불가촉천민’을 없애겠다는 각오로 은행계좌 개설을 국책 사업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6억명 가량은 계좌도 개설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 중 절반인 3억명 가량은 계좌 개설에 필수 조건인 신분증명서조차 발급받지 못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송금 시장 중 하나이며 그 규모는 700억달러(약 79조5900억원)에 이른다. 일반 금융권을 이용할 경우 모든 거래에서 사용자는 은행 수수료 및 환전 수수료로 최대 15%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송금으로 인한 수수료만 무려 105억달러(약 11조9364억원)를 지불해야 한다.

26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 사이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러한 현실이 인도로 하여금 비트코인에 빠져들게 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인도의 근본적인 금융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통화를 사용하면 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고도 몇 분 안에 저렴한 비용으로 국경을 넘어 돈을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인도의 비트코인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로 인해 인도 정부도 비트코인에 대한 입장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었으며, 올해 초 인도의 재무부(FinMin)는 가상화폐를 둘러싼 법적 틀을 연구할 목적으로 학제간 연구 위원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