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인도에서 왜 이처럼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성공할 수 있었을까.
결국 지난 2014년 인도 모디 총리는 이른바 ‘금융 불가촉천민’을 없애겠다는 각오로 은행계좌 개설을 국책 사업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6억명 가량은 계좌도 개설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 중 절반인 3억명 가량은 계좌 개설에 필수 조건인 신분증명서조차 발급받지 못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송금 시장 중 하나이며 그 규모는 700억달러(약 79조5900억원)에 이른다. 일반 금융권을 이용할 경우 모든 거래에서 사용자는 은행 수수료 및 환전 수수료로 최대 15%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송금으로 인한 수수료만 무려 105억달러(약 11조9364억원)를 지불해야 한다.
26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 사이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러한 현실이 인도로 하여금 비트코인에 빠져들게 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인도의 근본적인 금융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통화를 사용하면 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고도 몇 분 안에 저렴한 비용으로 국경을 넘어 돈을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인도의 비트코인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로 인해 인도 정부도 비트코인에 대한 입장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었으며, 올해 초 인도의 재무부(FinMin)는 가상화폐를 둘러싼 법적 틀을 연구할 목적으로 학제간 연구 위원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