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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방미… 재계 ‘7조원’ 투자 계획 ‘경제외교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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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방미… 재계 ‘7조원’ 투자 계획 ‘경제외교 주도’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왼쪽부터)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왼쪽부터)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인단이 28일 한·미 정상회담 참석차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번 경제인단은 대통령 수행 목적뿐만 아니라 미국 트럼프 정부의 거세진 통상 압박을 해소하고 완화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경제인단은 대통령을 수행하는 공식 행사 외에도 산업 시찰과 투자 세미나 등 활발한 민간 경제외교에 나설 방침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등을 비롯한 경제인단 52명은 방미 기간 미국 내 신규투자 계획을 밝히며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를 완화할 선물 보따리를 준비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27일 "미국순방길에 52명의 경제인단이 무려 7조원 투자라는 선물 보따리를 들고 간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 달라진 ‘경제인단’ 어떤 역할하나


청와대와 재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도착한 후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첫 방미 일정을 시작한다.

이후 문 대통령은 곧바로 한·미 양국 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한·미 비즈니즈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는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대기업 총수와 경제인과 대면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국 간 투자 활성화를 당부하는 내용의 연설을 할 예정이다.

국내 재계 총수들과 미국 재계 인사들도 이 자리에 참석해 양국 주요 현안들을 활발하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투자유치와 교역, 사업기회 모색을 위한 의견 교환도 적극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기업인들과 교류하며 현지 투자·사업 기회를 타진하는 등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경제외교의 중요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정부의 보호 무역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한·미 FTA를 둘러싼 이견까지 표출되는 상황이라 이번 방미 경제인단의 역할과 행보는 그 어느 때보다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LG전자가 미국 테네시 주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세탁기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데 이어 삼성전자는 방미 동안 가전공장 용지 선정 등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에 3억달러를 투자해 가전제품 생산공장을 구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산업이 미국 무역적자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에 따른 대응 전략을 논의하고 현지 투자 계획을 면밀하게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이미 2021년까지 5년간 미국에 3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최근 '막판 뒤집기'로 일본 도시바 인수에 가까이 다가선 최태원 SK 회장은 셰일가스 사업과 관련해 미국에서 바쁜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 명칭 등 새롭게 단장한 ‘경제인단’


이번 방미 경제인단은 규모나 역할에서 과거 경제사절단과는 사뭇 다르다. 우선 경제인단인 선정이 정부 주도 구성에서 민간 주도로 변경됐으며 관료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명칭도 ‘경제 사절단’에서 ‘경제인단’으로 바꿨다.

규모도 대거 축소됐다. 지난 2015년 10월 166명의 사절단과 비교하면 이번 경제인단은 52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대기업 10명, 중견기업 14명, 중소기업 23명, 공기업 2명, 미국계 한국기업 2명이다.

대기업은 삼성, 현대차, SK, LG, GS, 두산, 한진, CJ, LS 등 재계 총수와 최고경영자들이 출동했다.

이번 경제인단의 약 70%를 차지하는 중소·중견기업에서는 송무석 삼강엠앤티 회장과 강호갑 신영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김동우 부강테크 대표이사, 박성택 산하 회장, 정준 쏠리드 대표이사 등이 포함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번 경제인단을 구성할 때 평소 미국에 다녀왔던 협회나 단체보다는 대미 투자나 교역, 미국 사업실적이 있거나 첨단 신산업 분야에 협력 가능성이 있는 기업과 기업인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경제인단 규모는 지난 박근혜 정부 때에 비해 축소됐지만 중견·중소기업 명단이 대거 들어가 실용주의를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방미 경제인단은 ‘한·미 비즈니스 서밋’을 비롯해 대통령 공식 행사 외 다양한 행사를 열어 미국 경제인들과의 스킨십을 늘릴 계획이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