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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선산봉황시장에서 물었다…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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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선산봉황시장에서 물었다…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4년간 버려졌던 전통시장 2층이 30대 청년상인의 제안으로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로 새롭게 태어났다. 청년몰은 선산시장 500평(1652㎡) 규모의 A동 2층에 들어섰다. 이마트는 500평 중 약 125평(420㎡)을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로 꾸미고 그 바로 옆에는 17명의 청년상인이 운영하는 청년몰을 250평(826㎡) 규모로 만들었다. 사진=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이미지 확대보기
24년간 버려졌던 전통시장 2층이 30대 청년상인의 제안으로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로 새롭게 태어났다. 청년몰은 선산시장 500평(1652㎡) 규모의 A동 2층에 들어섰다. 이마트는 500평 중 약 125평(420㎡)을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로 꾸미고 그 바로 옆에는 17명의 청년상인이 운영하는 청년몰을 250평(826㎡) 규모로 만들었다. 사진=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
[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재래시장에 젊은 바람이 분다. 바람이 시작되는 곳은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다. 선산봉황시장에 가면 두 가지 사실에 놀란다. 규모가 꽤 커서 한 번에 둘러보기 힘들다는 것, 평일 오후에도 오가는 사람들로 붐빈다는 것. 인근에 열리는 5일장은 경북 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빈틈없이 늘어선 갖가지 농산물과 먹을거리, 볼거리가 가득하다.

이곳에 청년들이 터를 잡고 일을 벌였다. 24년간 버려졌던 전통시장 2층이 30대 청년상인의 제안으로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로 새롭게 태어났다. 청년몰은 선산시장 500평(1652㎡) 규모의 A동 2층에 들어섰다. 이마트는 500평 중 약 125평(420㎡)을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로 꾸미고 그 바로 옆에는 17명의 청년상인이 운영하는 청년몰을 250평(826㎡) 규모로 만들었다.
이러한 기획은 김수연 청년상인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김씨는 2015년부터 시장 1층에서 천연비누 등 생활용품을 판매했으나 환경이 열악했다. 이에 김씨는 직접 시장 상인들에게 상생 스토어 유치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 그리고 올해 2월 상인회는 이마트에 상생스토어 개설을 제안했다. 이후 선산전통시장 벤치마킹, 설명회 등을 거쳐 상인회 구성원들의 동의도 얻어냈다.

김수연 청년상인 대표는 “선산시장 안으로 손님이 들어오기만 해도 절반은 성공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손님들은 시장 밖 5일장만 보고 갔다. 상생스토어를 통해 시장 안에도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안다면 시장도 더욱 활성화될 것 같다”고 밝혔다.

36평 규모의 어린이 놀이터에도 유치원생들이 가득했다. 이날은 근처 5분 거리의 서산 어린이집 친구들이 무료로 체험하고 있었다. 서산 유치원 남한정 원장(57)은 “지금까지는 어린이들이 매주 차로 30분씩 걸리는 구미까지 가서 놀이시설을 즐기고 왔는데 유치원 인근에 어린이 놀이터가 생겨서 좋다. 이마트 측에서도 앞으로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이미지 확대보기
36평 규모의 어린이 놀이터에도 유치원생들이 가득했다. 이날은 근처 5분 거리의 서산 어린이집 친구들이 무료로 체험하고 있었다. 서산 유치원 남한정 원장(57)은 “지금까지는 어린이들이 매주 차로 30분씩 걸리는 구미까지 가서 놀이시설을 즐기고 왔는데 유치원 인근에 어린이 놀이터가 생겨서 좋다. 이마트 측에서도 앞으로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

27일 정식으로 문을 연 이마트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 선산점을 바라보는 인근 상인들의 표정은 밝았다. 노브랜드 선산점이 들어서는 건물 1층에서 2대째 가게를 이어온 ‘선산 참기름 고추 방앗간’ 김세원 씨(37)는 “(노브랜드가 들어와) 좋은 면도 있고 안좋은 면도 있겠지만 좋은 쪽으로 만들어가려고 상인들도 노력하고 있다. 청년몰도 같이 잘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같은 층에서 남일 정육점을 운영하는 최녕문 씨(28)는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오늘 상가를 찾는 사람들이 두 배로 늘어 놀랐다. 원래는 5일장날에만 손님이 몰렸는데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 같아서 좋다. 근처에 사는 지인도 방문하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노브랜드는 청년몰을 통과해야 마주할 수 있었다. 노브랜드를 방문한 손님들도 자연스레 청년몰에 관심이 쏠렸다. 실제로 청년몰 네일숍에서 네일아트 서비스를 받고 있던 한 손님은 “노브랜드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왔는데 네일아트를 하게 됐다. 근처에 이런 서비스를 받을 곳이 없었는데 기쁘다”고 전했다.

36평 규모의 어린이 놀이터에도 유치원생들이 가득했다. 이날은 근처 5분 거리의 서산 어린이집 친구들이 무료로 체험하고 있었다. 서산 유치원 남한정 원장(57)은 “지금까지는 어린이들이 매주 차로 30분씩 걸리는 구미까지 가서 놀이시설을 즐기고 왔는데 유치원 인근에 어린이 놀이터가 생겨서 좋다. 이마트 측에서도 앞으로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했다”고 덧붙였다.

노브랜드에서 판매 중인 제품(좌)과 선산시장 내 식료품점(우)의 일부 품목은 겹치기도 했다. 이마트 측은 “협의를 마치고 들어와 전혀 문제가 없다. 원만한 합의 속에서 노브랜드 출점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사진=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이미지 확대보기
노브랜드에서 판매 중인 제품(좌)과 선산시장 내 식료품점(우)의 일부 품목은 겹치기도 했다. 이마트 측은 “협의를 마치고 들어와 전혀 문제가 없다. 원만한 합의 속에서 노브랜드 출점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사진=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

반면 상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층에서 식료품점을 운영 중인 상인은 “노브랜드가 야채를 판매하지 않는다 해서 상인회를 통해 입점을 허용했다. 오늘 올라가 보니 식용류, 참치캔, 국수 등 노브랜드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 중 공산품이 일부 겹치더라. 시장 안에 우리 같은 식품가게가 있다. 사람이 몰려 앞으로 함께 좋아질 수도 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골목에서 20년째 미용실을 열고 있는 박순자 씨는 “오늘은 가수가 와서 공연도 하고 물건을 사면 화장지를 준다고 해서 손님이 몰리기는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시장에는 원래 머리 긴 사람(젊은이)이 없는데 오늘 같이만 잘된다면 낙후된 시장이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통시장 내 노브랜드와 시장 내 인근에 있는 하나로마트는 이전을 준비 중이다. 이전 이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마트 측은 “하나로마트도 상생 협의 대상에 있었다. 협의를 마치고 들어와 전혀 문제가 없다. 상인회 역시 100% 동의했다. 여러 가지 원만한 합의 속에서 노브랜드 출점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