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하게 키워진 오리를 이용해 달콤한 소스를 발라 장작불에서 오랜 시간동안 훈제한 베이징카오야는 바삭한 껍질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훌륭한 요리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사실 베이징카오야의 본래 태생은 베이징이 아니라 '난징카오야(南京烤鸭)'에서 유래됐다.
이후 명(明)이 베이징으로 천도하면서 난징카오야도 함께 베이징으로 올라와 황제가 즐겨먹는 궁중 요리로 자리잡았다. 미식가였던 건륭제(청나라 제6대 황제)는 1761년 3월 5일부터 17일까지 무려 13일 동안 여덟 번이나 베이징카오야를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유명한 요리다.
1416년 왕씨성을 가진 사람이 '펜이팡(便宜坊)'이라는 명칭으로 베이징카오야 전문점을 처음으로 세웠으며, 1864년 청나라 때는 베이징카오야로 가장 유명한 음식점인 '취안쥐더카오야(全聚德烤鸭)'가 생겨 대중들의 인기를 사로잡았다.
베이징카오야의 비밀은 요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다. '카오(烤)'는 '굽다'라는 뜻이며, '야(鸭)'는 '다리가 짧고 체구가 큰 다육성 오리'를 뜻한다. 즉 다육성 오리를 구운 요리라는 뜻이다.
요리에 사용되는 오리는 최상의 육질을 얻기 위해 새끼 때부터 운동을 시키지 않고 먹이를 억지로 가득 먹여 살을 찌운다. 움직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일정한 규격의 틀에 가두어 꿈틀대기도 힘들 정도의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
결국 활동량이 없는 오리는 다리가 짧고 체구는 비대해 지기 마련이다. 불포화지방이 풍부하고 연하고 단백한 육질은 이렇게 오리의 고통 속에서 얻어지고 있다. 참으로 잔인한 사육방법이긴 하지만 그 맛을 느껴본 이들은 감히 '야(鸭)'의 사육법을 중지시키는 데 찬성하지 않는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