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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은의 재즈다이어리(12)] 재즈와 과학의 만남…재즈의 테크닉‧창의성‧독창성 놀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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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은의 재즈다이어리(12)] 재즈와 과학의 만남…재즈의 테크닉‧창의성‧독창성 놀라워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재즈와 과학이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라는 질문을 받았다. 음악가, 즉흥 연주자에게 있어서 과학과 그 테크놀로지의 융합은 커다란 힘이다. 시대의 흐름과 과학의 발전을 몸으로 체득하고 그 지식을 습득하고 새로운 문화에 열려있는 음악인은 진화를 거듭하며 그 예술성을 깊고 다양하게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예로부터 음악의 유일한 전달 매체는 악보였다. 악보를 통하여 작곡자와 연주자의 음악을 그리고 음악을 재현하여 왔다. 그 옛날 음악을 정확히 들을 수 있는가?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는가? 우리가 쇼팽이나 베토벤이, 그 시대에 살았던 천재라는 모짜르트가 그의 소나타를 쳤는지 한번은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지금 살고 있는 누가 들어본 적이 있는가? 단지 전해져 내려오는 악보와 더불어 출판을 도운 편집자의 해석 및 주석, 그리고 그 시대 주변 인물들의 진술과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전부 아닌가? 한국에서 출간된 악보들만 해도 출판사별로 주석이나 해설, 심지어는 손가락 운지법까지 차이를 볼 수 있다.

청각의 예술인 음악이 고스란히 보존된 시기나 그 음악의 100%의 재현과 기록의 시작은 오디오와 레코딩의 탄생부터다. 19세기 말의 라흐마니노프가 얼마나 위대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자인지 악보로도 확인을 하지만 오디오를 통해 그가 진정한 위대한 음악가였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수많은 거장 재즈 연주자들이 100년이란 짧은 시간을 통해 풍성한 발전을 이룬 것도 그 덕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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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피아니스트 배장은이 2010년 도쿄 마일즈 카페에서 재즈를 공연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음악은 오디오뿐만 아니라 영상과 함께 나아간다. 요즘 나오는 음반에 비디오는 필수가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즉흥 연주가 주를 이루는 재즈 음악 역시 견고한 테크닉과 그 음악성에 기대하기 보다는 이야기가 보이는 영상과 함께 복합적인 요소로서 과학의 발전과 그 흐름과 함께한다. 릴테이프가 혹은 LP가 CD로 MD로 이제는 MP3를 거쳤고 영상 역시 아날로그를 거쳐 비디오로 CDP를 거쳐 현재의 디지털화로 변해왔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그 도구가 무엇이건 간에 아직도 음악, 특히 재즈는 놀라운 테크닉과 창의성, 독창성 또는 그 예술성에 찬사를 보낸다.

지금은 흔하디 흔한 아이폰만 하더라도 가라쥐 밴드라는 음악용 앱을 통해 간단한 조작으로 음악의 작곡이나 편곡을 가능하게 한다. 나쁘지 않다. 사실 제법 좋다. 음악의 실용화는 어떻게 보면 스티브 잡스의 예술 분야의 실용화 추구를 간단한 아이폰을 통해 가능하게 하였지 않나 싶다. 20세기 말에만 해도 어떻게 전화기에 음반을 넣어 다니고 인터넷 뱅킹을 하며 사진을 찍고 비디오를 만들어 또 뮤직 비디오를 만드는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여러 분야 중 음악의 테크놀로지화는 참으로 놀랍다. 70년대 녹음된 캐나다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바하 2성/3성(인벤션/신포니아)를 들어보면 엑스트라 트렉에 엄청난 속도의 연주를 하고 틀리고를 계속 반복하는 굴드의 광기어린 집념과 틀릴 때마다 들리는 비통한 탄성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당시 프로툴(녹음용 프로그램) 이 있으면 살짝 들어내고 가져다 붙일텐데….란 생각이 든다면 참으로 고얀 분이다!!! 떽! 우선은 난 너무도 감사했다. 글렌 굴드도 저렇게 틀리는구나. 아. 그분도 많은 노력을 하셨구나. 굴드의 예술혼에 깊은 감사를 보낸다. 요즘은 획일화된 작곡력, 컴퓨터를 다루는 기술만 있어도 음악계에서 살아갈 수 있다. 찍고 붙이고 짜르고 반복한다. 박치 연주자의 박자를 맞게 고치며, 음치 가수의 음 조절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지난 주말 즐겨보는 개그콘서트에 ‘누가 녹음’이란 코너는 어찌나 웃기고 공감이 가는 일인지. 그래! 이제는 좀 속이지 말고 그냥 마음껏 웃어보자!! 푸하하하. 워드나 한글 프로그램의 사용법이나 음악용 프로그램의 사용이 대단히 틀리지만은 않아 보인다. 단지 그 프로그램적인 기술을 익히기 위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 하지만 그 안에 무엇을 쓰고 담아내는냐는 그 사람의 역량과 실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과학적인 엔지니어적인 능력만 있다고 해서 다가 아닌 것이다. 성공하는 음악인들은 그런 과학적 엔지니어링 테크닉이나 컴퓨터 기술과 함께 음악적 영감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