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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의당이 곱씹어 봐야 할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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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의당이 곱씹어 봐야 할 몇 가지

정치경제부 최수영 기자
정치경제부 최수영 기자
"꼬리 자르기다."

국민의당이 당원 이유미 씨의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취업 특혜 제보 조작을 자체 진상조사한 결과에 대한 뒷말이다.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은 안철수 전 대표의 직접적 관여는 없었던 것으로 결론을 냈다. 진상조사단이 이준서 최고위원과 박지원 전 대표, 또한 이준서 최고위원과 안철수 전 대표가 사건을 공모할 만큼 친분이 두텁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발표대로만 보면 안철수 전 대표의 연루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일부 국민의 의구심은 여전히 크다. 어떻게 이유미 씨 혼자 이 모든 것을 했느냐는 의심인 것이다. 특히 제보 조작의 가짜뉴스를 가지고 당시 문재인 후보를 비방한 국민의당 의원들에 대한 문책론도 커지고 있다.

대선 직전 SBS는 세월호 인양을 문재인 후보가 관여해 고의로 지연했다는 보도를 했다. 해양수산부와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세월호 인양 시점을 두고 거래를 했다는 보도였는데 결국 이 보도는 객관성·사실 관계 위반 소지가 있어 삭제처리됐다. 해당 보도본부장은 직을 내려놔야했고 그 외 보도에 관여한 기자들은 감봉 조치를 받았다.

국민의당의 문재인 후보(선거 당시) 아들 특혜 의혹에 대한 제보 조작 가짜뉴스 또한 SBS 사례처럼 잘못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국민의당이 진상조사단까지 꾸려가면서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안 한만 못한 게 돼버렸다. 검찰이 사건 당사자를 구속하고 연루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는 시점에 단독범행으로 결론짓는 국민의당의 대처는 자칫 꼬리 자르기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이 이 같은 국민의당 자체조사를 믿지 않는 게 핵심이다.
이미 여론은 "꼬리 자르기"라며 국민의당을 맹비난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다만 대면조사에서 "참담하다"는 심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끝까지 입장 표명 시기에 대해서는 특정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작사건으로 국민의당이 해체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돈다. 안철수당이 아닌 새로운 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도 맥아리 없이 들린다. 지지 기반이었던 호남 민심도 돌아섰다. 진상조사단을 꾸려 급하게 결론을 낸 것부터가 이미 국민에게 신뢰를 잃을 짓을 한 것이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처음부터 내놨다면 당을 해체해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왔을까? 국민의당이 곱씹어 볼 문제다.


최수영 기자 nvi20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