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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미스터피자만의 문제?'… 창업 그리고 갑(甲)질, 남는건 '빚'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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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미스터피자만의 문제?'… 창업 그리고 갑(甲)질, 남는건 '빚'뿐

프랜차이즈 창업 후 폐점까지… 본사 갑질에 멍든 가맹점주들

‘미스터피자 갑질’ 논란의 후폭풍이 거세다.이미지 확대보기
‘미스터피자 갑질’ 논란의 후폭풍이 거세다.
[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기자] ‘미스터피자 갑질’ 논란의 후폭풍이 거세다. 프랜차이즈업계가 부정적인 논란에 휩싸여도 피해를 입는 것은 본사보다 가맹점 측이 더 크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갑질 프랜차이즈’를 근절하겠다고 칼을 빼든 가운데 프랜차이즈 갑질이 미스터피자만의 문제로 치부할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갑질 문제는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지만 가맹점주들이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않고는 본사를 압박하기 어렵다”며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면 피해를 보는 것은 가맹점주인데다 어떠한 피해 보상도 받을 수 없어 가맹점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본사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이 같은 악순환이 지속돼왔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창업 후 폐점의 아픔을 겪고 나면 사실상 빚더미를 떠안게 된다. 소자본 창업이라고 해도 투자금이 8000만~9000만원에 이르고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창업비용은 1억5000만원 안팎이다.

문제는 프랜차이즈 폐점에 따른 피해는 보상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가맹점주들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비싼 가격에 재료 등을 떠넘기고 공사를 강요하는 등 이른바 ‘갑질’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그간 미스터피자는 치즈 공급 등을 두고 가맹점주와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본사에 치즈를 공급하는 기업 2곳 중 한 곳이 정우현 전 회장의 친인척 동생이 관여하는 업체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미스터피자만의 문제로 그칠 것이 아니라 갑질의 근본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필요한 물품 등을 비싸게 공급하는 문제는 여러 업체에서도 빈번하게 있었다는 제보가 잇따르면서다.

한 프랜차이즈 점주는 “주방과 모든 비품을 일반가의 3배로 받는다. 미스터피자뿐만 아니라 모든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은 상상을 초월한다. 예를 들어 손님용 앞치마 일반가는 2500원인데 본사는 1만2000원, 직원 유니폼 티셔츠 일반가 1만2000원이 본사에서는 4만원이다. 찍소리 못하고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점주는 “이 나라 프랜차이즈는 98% 갑질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최근 공정위 제재 처분을 받은 갑질 행태만 해도 여러 곳이다. 식품재료 값을 시중가보다 올려받는 것은 물론이고 간판, 인테리어 등의 교체 강요, 광고비 등 명목으로 가맹점에 부담을 지우는 행위 등 다양한 형태의 갑질을 하고 있다.

죠스푸드는 지난 2014년 인테리어 개보수 등 점포 환경 개선 권유로 공사를 하면서 가맹점에 부담을 안겼다는 이유로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죠스푸드에서 운영하는 김밥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 역시 가맹점에 비싼 식재료와 광고비를 강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본아이에프가 운영하는 본죽 역시 가맹점에 새 상표인 ‘본죽&비빔밥’으로 변경할 것을 강요하고 이를 거부한 점주와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정위에 신고되기도 했다.

현행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 공사를 할 때 공사 총 비용의 20% 이상을 가맹본부가 부담해야 한다.

이와 관련, 프랜차이즈 갑질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또 다시 가맹점주만 피해를 입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온라인에는 “프랜차이즈 본사 갑질 문제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것 모르는 사람이 어딨나? 미스터피자 조사가 이번 정부에서 프랜차이즈 본사의 불공정 관행, 갑질 가맹점 보복 등을 완전히 뿌리 뽑는 계기가 돼야 한다.”, “프랜차이즈 갑질은 너무나 오래된 이야기. 가맹점은 봉인 것 잘 알려진 사실. 관련법 최고형으로 철퇴를 내려 일벌백계 바란다” 등의 글이 올랐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