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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은의 재즈다이어리(13)] 재즈와 과학의 만남…"알파고는 재즈를 이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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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은의 재즈다이어리(13)] 재즈와 과학의 만남…"알파고는 재즈를 이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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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피아니스트 배장은. 사진=배장은 제공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탄생한 스마트폰은 어떻게 보면 개인 비서나 도우미를 옆에 항상 휴대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 혹은 핵폭탄을 바로 옆에 끼고 사는 것과 같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하여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까지 보고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쉬리, 빅스비로 대변되는 인공지능(AI)이 탑재되면서 우리가 지금 상상하는 그 이상의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다.

유학시절 겪었던 미국의 빌 클린턴 전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스캔들, 한국 오양 비디오 사건이야 말로 인터넷의 발달과정에 있어 아주 커다란 희생양이 아니었던가 싶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결코 그렇게 널리 퍼지는 사건들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20세기 말에만 해도 존경하는 재즈 뮤지션의 음반을 하나하나 모으며 재킷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고, 행여나 연주 동영상이 있는지 다니는 지역마다 나라마다 찾아보고 또 찾아보고 다녔다. 그렇게 모은 음반들이 자산이 되어 나의 음악을 이루게 됐지만 사실상 이제는 버리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작업실 한쪽에 쌓아두는 애물단지가 되어 먼지만 쾌쾌히 쌓이고 있다.

요새 새로 나온 신상 컴퓨터는 씨디롬을 넣는 곳도 없다. 그로 인해 음반을 다시 틀어보기도 참 번거롭다. 과거 그렇게 귀하게 모은 음악들이 이제는 유튜브로 언제든지 확인이 가능하게 됐다.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혹은 얼마나 약 오르는 일인가?
사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귀로 청음을 하며 음악을 배우는 대중음악, 혹은 재즈를 요즘은 많은 학생들이 유튜브에서 습득을 한다. "교수님, 이 음악을 공부하고 싶습니다. 한번 들어주세요. 이 곡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묻는다. 이에 "누구 곡입니까?"라고 물으면 "유튜브요" 혹은 "유튜브에서 다운로드 받았는데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무슨 곡인지도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다.

다만 본인이 좋아하고 연마하려는 음악이 누구의 곡인지도 모르고, 무슨 곡인지도 알려고 하지 않는 점에서는 문제가 좀 심각하다. 이 학생은 이렇게 그냥 치고 싶을 뿐이고 그저 이 부분이나 이 음악이 좋은 것일 뿐이다. 혹은 당장 떨어진 앙상블 클래스의 과제가 그 무명의 유투브를 다음날까지 합주해야 하는 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 다음 주까지 공연에 올려야 하는 것일수도 있다.

만약 재즈를 공부하는 학생이 재즈 피아니스트 배장은을 좋아하고 배장은처럼 피아노를 치고 싶으면 그 사람이 한때 연주하는 현란한 기술이나 테크닉에만 집중하지 말고 그가 존경하는 음악인들을 학습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꼭 나를 공부하라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알아주면 많이 고마울 것 같다.

21세기의 음악은 어느 방향으로 갈까? 행여나 과학의 진보가 인간을 앞서는 시대를 걱정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하하, 아직은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하고 싶다. 아무리 알파고가 재즈 피아니스트 배장은의 음악적 지식의 체계와 이론적 배경, 테크닉의 조합과 여러 가지 음악적 경험들을 습득하고 저장한다 할지라도 아직은 같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재즈 아티스트의 즉흥성과 엉뚱함을 어떻게 예측 가능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음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그 매료된 마음은 결코 같을 수가 없을 것이다.

설사 그것을 뛰어넘는 알파고가 등장한다 할지라도 인간의 생존 의지와 그 잔머리를 어떻게 따라갈 수 있으려나. 인간은 알파고의 만능 칩을 머리에 심고 그를 능가하는 '잔머리'를 다시 굴리리라!


배장은 재즈피아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