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테이크 아웃의 진실] “햄버거병, 정말 덜 익었을까?” 맥도날드 햄버거 직접 먹어보니…

공유
6

[테이크 아웃의 진실] “햄버거병, 정말 덜 익었을까?” 맥도날드 햄버거 직접 먹어보니…

섭취 2시간 후 복통설사 증상 나타나지 않아

맥도날드 빅맥 실제 메뉴(왼쪽)와 마케팅 이미지. 사진=천진영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맥도날드 빅맥 실제 메뉴(왼쪽)와 마케팅 이미지. 사진=천진영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천진영 기자]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은 4세 여아가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에 걸렸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햄버거병’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피해 어린이는 제품을 먹고나서 약 2시간 후부터 복통과 설사 증상을 보였으며 결국 신장 기능의 90%를 잃었다. 수입산 쇠고기로 만든 덜 익은 패티가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맥도날드는 정해진 조리 기준에 따라 조리하며 당일 건강 이상 사례 보고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피해 어린이가 먹은 메뉴는 국산 돈육으로 만든 것으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해 가족들이 주장하는 맥도날드의 패티는 정말 덜 익혀서 제공되는 걸까? 지난 11일 한국맥도날드 정동점을 찾아 쇠고기 패티가 들어간 빅맥을 직접 구매해 먹어봤다.

◇바짝 마른 패티 두 장… 표면은 얼룩덜룩
맥도날드 빅맥은 쇠고기 패티 두 장을 올린 버거다. 전반적으로 채소가 고루 보이는 마케팅 이미지와 달리 두께가 균일하지 않은 쇠고기 패티가 돋보였다. 패티는 약 0.5㎝ 두께로 물기가 빠져나간 퍼석한 느낌이 강했다. 홈페이지에서 강조한 두툼한 식감이나 풍부한 육즙과는 거리가 멀었다. 매장 내 표시판에 원산지를 공개하고 있으며, 빅맥의 패티는 호주산과 뉴질랜드산을 섞어 만든다.

막 포장을 벗긴 패티에서는 따뜻한 온기가 전해졌다. 맥도날드 패티는 정해진 조리 기준에 따라 ‘그릴’이라는 장비에서 구워낸다. 상단 플레이트 218.5도 및 하단 플레이트 176.8도로 설정돼 위 아래로 동시에 굽는 방식이다.

패티의 표면은 다소 얼룩덜룩했다. 패티의 두께가 균일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더 구워진 부분과 그렇지 않은 곳의 경계가 뚜렷했다. 패티의 단면을 살펴보니 고루 익혀낸 상태였으며, 덜 익은 부분은 없었다. 수분이 없을 정도로 구워 바짝 말라 있었다.

맥도날드 빅맥의 속재료. 사진=천진영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맥도날드 빅맥의 속재료. 사진=천진영 기자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치즈는 어디?… 패티처럼 마른 치즈

치즈는 패티보다 더 실망스러웠다. 치즈 가장자리가 말라 있었던 것이다. 치즈의 색은 가운데보다 가장자리가 더 진했으며 휘어진 방향 그대로 끊어졌다. 홈페이지상 입 안에서 살살 녹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과 달리 굳어 있었다. 상온에 장시간 보관된 것으로 추정됐다.

빅맥만의 ‘특별한’ 소스는 패티 두 장에 묻혀 버렸다. 양상추 사이에 듬성듬성 발랐지만 한 면을 다 덮지도 못했다. 빅맥의 원재료 중 하나이지만 잘게 썬 양상추를 고정하는 역할이 더욱 커 보였다. 소스는 물론 양상추도 가운데만 중심으로 올렸다.

소스, 치즈, 패티 순으로 쌓은 경우에는 패티를 쉽게 분리할 수 없었다. 주문 즉시 만든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 쌓아둔 것처럼 재료별로 밀착돼 떨어지지 않았던 것. 반면 빵을 중심으로 상단에 올린 패티는 쉽게 이동 가능했다.

맥도날드 빅맥 패티 단면. 사진=천진영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맥도날드 빅맥 패티 단면. 사진=천진영 기자

◇맥도날드 햄버거 직접 먹어보니…

100% 쇠고기 패티를 강조한 버거인 만큼 빵과 고기를 한꺼번에 먹는 느낌이 강했다. 마케팅 이미지에서 일부만 보였던 양상추는 실제 메뉴에서도 최소한의 양만 들어있었다. 전반적으로 느끼한 맛이 나고 한계에 다다를 때쯤 피클이 씹혔다.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 등은 오히려 초과 섭취할 정도로 많은 반면 채소군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따로 분리해 섭취한 패티는 건조해서 쉽게 부서졌다. 진한 소고기 맛을 느끼기도 전이었다.

패티가 두 장이나 들어간 햄버거였지만 섭취 2시간 후 복통이나 설사 등의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천진영 기자 cj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