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돈슨이(넥슨) 쏘아올린 작은 착한 게임

기사입력 : 2017-07-14 16:13 (최종수정 2017-07-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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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신진섭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넥슨의 행보가 낯설다 못해 심상치 않다. 유저들에게 ‘돈슨’이라고 불릴 정도로 악명 높은 과금 시스템을 자랑했던 넥슨이 올해 2월부터 거의 매달 과금 요소가 적거나 무료인 일명 ‘착한 게임’들을 연이어 출시중이기 때문이다.

작년 넥슨은 ‘다양성’을 기업의 핵심 기조로 내세우며 게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넥슨 내부에서 이용자들이 현금 결제 유도 마케팅에 신물을 느끼고 있다고 판단한데서 기인한다. 올해 연이은 저과금‧무과금 게임들은 ‘돈슨’ 낙인을 지우기 위한 일종의 돌파구로 해석된다. 또 작년 김정주 회장의 정경유착 의혹과 '서든어택2' 선정성 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르며 손상된 기업 이미지를 ‘착한 게임’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옅보인다.

넥슨은 이제 정말 착한 회사가 된 걸까.

넥슨의 잇따른 ‘착한 행보’에 업계는 "다른 곳도 아니고 넥슨이?"라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넥슨은 2001년 ‘퀴즈퀴즈’를 통해 부분 유료화 모델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했고 새로 출시되는 게임들에 적용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넥슨의 성공을 목격한 국내 게임 기업들도 자사 게임을 부분유료화로 출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 사행성 문제로 지적받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까지 더해 넥슨은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넥슨의 대표작 중 하나인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는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2014년 5월 15일 국민 게임에서 도박 게임으로 변모했다는 평을 들었다. 부분유료화와 확률형 아이템을 앞세워 넥슨은 급격히 성장했다. 2000년 124억원에 불과했던 넥슨의 매출은 작년 1조9358억을 기록했다. 넥슨이 유저들에게 돈슨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다.

‘애프터 디 엔드’와 ‘이블팩토리’ 등의 게임이 ‘착한 게임’으로 알려진 것도 적절한지 의문이다. 무과금‧저과금을 착한 게임이라고 규정하면 돈 내고 하는 게임은 덜 착한 게임이라거나 나쁜 게임이라고 이용자들이 받아들이게 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모 종편 프로그램이 착한 음식점의 기준을 ‘인공조미료’ 여부로 잡아 논란이 됐듯이 말이다. 인체에 위해하지 않은 적당한 조미료 사용도 착하지 않다고 낙인 찍어버리는 통에 졸지에 많은 상인들이 울상을 지었다. 착한 게임을 거론하면 반대급부로 나쁜 게임이란 카테고리가 생겨난다. 넥슨 정도의 대기업이야 단기적인 수익을 포기한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겠지만 당장 타이틀 하나로 돈을 벌어야 하는 중소게임사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참신한 신규 프로젝트 몇 개 한다고 해서 돈슨 이미지가 지워지긴 어려워 보인다. ‘메이플스토리’, ‘피파온라인’,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 현재 넥슨의 주요 캐쉬카우에서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과도한 과금요소를 고치지 않는다면 ‘이미지 세탁’이란 꼬리표가 따라 붙을 것이다. 게임에 부분유료화를 도입했다고 평가받는 넥슨코리아 신규개발총괄 부사장은 한국 게임 산업의 비극에 대해 "끝이 없는 구조의 온라인게임과 부분유료화"라고 말했다. 일종의 유체이탈 화법처럼 들린다. 알면서 고치지 않는 건 큰 문제다. 할 줄 알면서 안하는 건 더 큰 문제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 신진섭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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