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은 이날 이사회 종료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산업은행이 수정 제안한 12.5년(사용요율 0.5%)의 상표권 사용을 받아들이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채권단이 제시한 조정안은 일부 수용하되, 사용료 지불 주체는 채권단이 아닌 ‘더블스타’라는 입장을 추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먼저 금호산업이 받아들인 부분은 채권단이 수정 제안한 12.5년(사용요율 0.5%)의 상표권 사용 기간이다.
하지만 사용요율 뒷부분에 "금호타이어 상표권은 특정기간 보상금을 받고 거래하는 대상이 아니므로, 기업 회계 원칙과 거래 관행상 정해진 정상적인 방법(매년 상표 사용료 수취)으로 상표권 사용 계약을 체결토록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는 채권단이 ‘차액 현금’을 대신 보전하는 조건을 겨냥한 것으로, 사용료 지불 주체를 채권단이 아닌 상표 사용자인 더블 스타로 못을 박은 것이다.
금호 측은 “상표권 사용료는 상표를 사용하는 기업이 내는 것이 마땅하고, 채권단이 이를 지불하는 것은 정상적인 기업·경제활동이 아니라는 상식적인 결정"이라며 "원칙적으로 정해진 기간 상표 사용자가 사용료를 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금호산업이 매년 계약을 갱신, 체결토록 한 것은 이와 같은 채권단의 '차액 보전'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표 사용자인 더블스타가 사용료를 내도록 조건을 추가한 것이다.
당초 더블스타는 사용요율을 매출액의 0.2%, 사용 기간은 5년 사용 후 15년 추가 사용을 요구했다.
이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사용요율은 0.5%, 사용 기간은 20년 의무 사용안으로 역제안했다.
양측이 사용 조건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양측의 차이인 0.3%만큼을 금호 측에 대신 내줘 0.5%를 받게 해주겠다고 조정안을 낸 것이다.
금호 측이 겉으로는 채권단 조정안을 '수용'한다면서 속으로는 '사용료 지불 주체' 조건 입장을 덧붙여 제시한 것을 두고 안팎에서 채권단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조만간 주주협의회를 열어 박 회장 측의 수정안을 대해 입장을 논의할 계획이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