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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유통칼럼] 자영업자의 몰락과 한국유통산업의 발전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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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유통칼럼] 자영업자의 몰락과 한국유통산업의 발전과제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한국경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중되면서 새로운 정권에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다양한 경기부양책과 복지비용이 증가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의 위축과 더불어 창업이 증가되면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사상 최대치로 증가했다. 신정부가 들어선 작금에도 이러한 악순환이 연속되면서 부자들의 상속세가 증가되는 반면, 갑들의 횡포와 영세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증가되는 악순환 사회구조는 지속되고 있다. 한국사회는 어쩌면 돌이키기 어려운 활화산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저성장시대로 자영업자는 늘어났지만 수익성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돈을 벌기가 어려워 세금을 내지 못하거나 빚쟁이로 전락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 반면 부모님을 잘 만난 덕분으로 간편한 방식으로 증여세와 상속세를 내면서 서민들은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엄청난 부를 대물림하는 사회구조가 보편화되고 있다. 특히 골목시장에서 배달하는 근로자들의 평균임금이 200만원도 되지 못하고 ‘대표님’으로 불리는 장사하는 ‘사장수입’이 봉급쟁이 근로소득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 자영업자들의 사업구조는 한마디로 ‘빛좋은 개살구’ 신세가 되면서 사장이나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 권리’와 ‘성실한 사람이 잘사는 사회구조’는 제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금의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환영받을 수 있겠지만, 영업이익이 갈수록 축소되는 영세자영업자들에게는 청천벽력이다. 따라서 저소득층의 빈곤완화와 소비의 증가, 점주들의 영업이익으로 연계될 수 있는지 큰 숙제이며, 1만원시대를 위한 한국경제의 새로운 비전•전략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한국경제는 일부 재벌들의 자산축적은 놀랍게 증가되는 반면, 자영업자의 영업이익과 가계소득 증가율은 창업증가와 사회보험비용 증가와 맞물리면서 퇴보하고 있다. 특히 한국경제를 지탱하던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자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창업에 뛰어들면서 불황에 따른 출혈경쟁에 견디지 못하고 중산층의 중심세력에서 밀려 나고 있다. 따라서 정부여망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소득 다변화와 지식집약서비스업의 활성화를 위한 업태•정보서비스•금융 개발 등 다양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자영업자들의 주된 몰락원인은 소비둔화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관광객과 기존 수요가 맞물리면서 유동인구 흡입으로 상권이 변화되면서 치솟는 임대료도 무시할 수 없다. 소위 ‘뜨는 상권’에서는 어김없이 임대료폭탄이 이어지면서 많은 자영업자들이 닦아놓은 둥지를 버리고 권리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외곽으로 터전을 옮기고 있다. 이러한 사업구조에서는 ‘매출증가→임대료인상→외곽이전’으로 이어지는가 하면, ‘매출감소→대출→폐업’으로 이어지는 양대 악순환의 늪에 갇혀 있게 된다.

한국의 산업구조에서 재벌•대기업들이 과학적 생산방식과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일자리 증가폭이 둔화되는 반면, 유통•서비스업으로 고용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에는 450명에서 500명이 일을 한다. 정직원은 100명 수준이고 대부분 입점업체 직원이며 일부 도급•용역 직원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선진 국가도 별만 다르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유통산업의 고용실태상황은 선진 제조업보다는 비교적 질적 수준이 낮은 노동구조를 갖추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취업의 대명사는 누가 뭐라 해도 삼성•LG•SK•현대차 등 전자•반도체•자동차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제조업이 고용창출을 주도했다. 그런데 최근 5년의 흐름에서는 CJ•신세계•롯데 등 유통•서비스기업이 고용인원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의 유통산업 일자리는 선진국에 비하면 규모와 생산성이 적고 낮은 수준이다. 그렇다고 금융•의료•에너지 등의 영역처럼 인공지능(AI)산업으로 고부가가치를 높일 수도 없고 초고속사물인터넷(IoT)망 등 디지털화를 늦추면 글로벌경쟁력이 떨어진다.

새 정부는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시장이 포화되는 상황에서 고객 증가보다는 고객 구매단가 증가에 주력해야 한다. 판매촉진•출점경쟁•인수합병 등 고도성장을 위한 규모의 투자보다는, 첨단인력 영입과 새로운 고부가가치투자를 확대하여 글로벌 투자효율•수익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동네상권과 소상공인들이 무너지고 있다. 가맹점 프랜차이즈(FC)사업도 중요하고 우수 중소기업도 중요하지만, 유통산업발전에 관한 전반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