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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은의 재즈다이어리(16)] K-팝과 중국 실용음악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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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은의 재즈다이어리(16)] K-팝과 중국 실용음악의 현주소

실용음악과 입시(3)

가수 현진영과 협연하는 배장은 재즈피아니스트. 사진= 배장은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가수 현진영과 협연하는 배장은 재즈피아니스트. 사진= 배장은 제공
우리나라 실용음악과에서 배출한 수많은 인재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각각의 다양한 음악 분야로 퍼지며 문화를 발전시켰다. 실용음악과는 세계로 퍼져나간다. 특히 어마 어마한 인구를 가진 중국인들의 실용음악 교육을 우리가 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아마도 빗나가지 않을 것이다.

중국 대학에 있는 실용음악과를 여기서 쉽게 확인해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수요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금지국가이다. 하지만 불법 다운로드와 다른 경로로의 유통업은 월등히 앞선다. 그 양이 엄청나 무시무시할 정도다. 중국인들은 30년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실용음악과의 컨셉트와 수준을 10년 안에 따라 잡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3년 전 중국 여러 지역을 돌며 페스티벌에서 연주를 해본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다소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당시 나는 중국 개개인의 음악에 대한 호감도의 표현이나 재즈라는 음악을 좋아하고 푹 빠질 수 있는 개인적인 경험을 하기에는 그 마음이 뿌리 내리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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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장은 제공

당시를 돌아보면 일종의 당간부들이나 지도층이 띄워주고 좋아하는 공연에서는 중국인들이 야구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와 열렬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어떤 공연장에서는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마치 진시황 무덤에 있는 병마용 같이 하나 같이 표정 없이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도 보았다. 내가 관객들의 표정을 살피니 저렇게 계속 정자세로 박수도 안치고 있기 어려울 텐데, 표정이 하나같이 똑같았다. 가끔 꿈에도 나오는데 그것은 참으로 공포스러운 경험이었다. 그러다가 한 사람인지, 한 그룹이 박수를 치기 시작하자 분위기가 갑자기 180도 돌변했다. 무표정에서 뜨거운 환호성으로 공연장은 급전환 되었다.

반면 중국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 분위기는 달랐다. 어린이들은 있는 그대로의 호기심과 관심을 그대로 표현했다. 아이들은 악보 없이 이것 저것 끊임없이 즉흥연주를 하는 나를 보고 신기해했다. 그 어린이들의 부모들의 관심 역시 자식의 음악 교육에 있었다. 그들은 내게 많은 질문을 했다.

한 번은 중국 지역 자체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학교의 자폐 아동들을 격려하고 도와주는 공연을 한 적이 있다. 어린이들은 ‘반짝반짝 작은 별’과 중국 동요를 불렀고 내가 반주를 맡았다. 어린이들은 씩씩하게 노래를 불렀고 부모들 눈에는 이슬이 맺혀 있거나 흐뭇한 미소로 자식들을 바라보았다. 참 아름답고 가슴 찡한 경험이었다. 자식을 향한 부모 마음이야 말로 시간과 장소를 초월한 절대적 사랑이다.

나는 항상 중국에 가서 공연할 때마다 공항에서 내리고 기차를 갈아타며 옮겨 다닐 때마다 내가 점이라고 느낀다. “아 난 점이구나. 이 나라에서 성공하기는 정말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3년이 지난 지금은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모르겠다. 기회 되면 힙합하는 오빠를 모시고 한번 가보려 한다.

중국 사람들의 교육열은 정말 높다. 높은 교육열이 중국 성장의 기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어린이 인구가 절대 줄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중국 젊은 사람들도 우리나라 젊은 사람들처럼 아이를 낳으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래도 중국의 인구를 감안한다면 태어나는 아기들은 우리나라 아기들보다 어마어마하게 많다.

중국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고자 한국에 유학을 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K-Pop에 대한 환상으로 한국을 찾는다. 그리고 우리 실용음악과의 높은 교육열과 그 치열함에 힘들어 하기도 한다. 또 실용음악과에서 재즈 교육을 많이 어려워한다. 중국 유학생들은 한국 학생들의 높은 실력과 치열한 합주력과 그 연습량에 많이 놀라워하며 적응을 잘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배장은 재즈피아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