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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발 글로벌 통상전쟁-①] 트럼프, 패키지법 서명… 급랭하는 미·러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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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발 글로벌 통상전쟁-①] 트럼프, 패키지법 서명… 급랭하는 미·러 관계

북한·러시아·이란 동시 제재하는 ‘패키지 법안’ 서명
러 외무부, “트럼프 서명은 전면적 통상전쟁” 맞제재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북한·러시아·이란을 동시에 제재하는 통합제재안 ‘패키지 제재법’에 서명하면서 러시아 제재 강화에 반발한 러시아 정부가 ‘맞제재’를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과 러시아간 관계가 급랭 물살을 타고 있다 / 사진=로이터/뉴스1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북한·러시아·이란을 동시에 제재하는 통합제재안 ‘패키지 제재법’에 서명하면서 러시아 제재 강화에 반발한 러시아 정부가 ‘맞제재’를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과 러시아간 관계가 급랭 물살을 타고 있다 / 사진=로이터/뉴스1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제재법안에 서명하면서 미국과 러시아간 관계가 급랭 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달 27일 미 상원이 북한·러시아·이란을 동시에 제재하는 통합제재안 ‘패키지 제재법’을 통과시킨 지 6일 만에 대통령 서명이 이뤄지며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가 내부 압력에 굴복하며 미-러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외무부 역시 미국의 패키지 제재법안이 세계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러시아는 이미 적대 행위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반발해 균열이 깊어지는 양국 관계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날 예정이지만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AFP통신은 “백악관이 법안 폐기·약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개로 법안에 서명하며 법안이 확정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의회 통과 후 법안 서명까지 수 일이 걸렸다는 점을 지적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에 거부감을 나타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법안에는 서명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해당 법안에 대통령의 외교정책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강력한 제재를 실행에 옮길지는 미지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법안 서명이 본의가 아니었음을 강조하며 분노의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는 “이 법안에는 중대 결함이 있다”고 지적하며 “대통령의 러시아 ‘협상’ 권한 제한 등 헌법에 맞지 않는 조항이 여러 개 포함돼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국가단합’을 위해 서명한다고 밝히며 “이 법안은 북한과 이란의 위협적이고 위태로운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미국인들의 분명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의 러시아 제재법안 발효에 ‘맞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은 ‘전면적 통상전쟁’”이라고 비판하면서 “미국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의 기대는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 어떤 위협이나 압박도 러시아의 정책을 바꾸거나 국익을 포기하게 만들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8일 미국의 러시아 추가제재 관련 보도가 나오자 미국 외교관을 대거 추방하고 미국의 외교자산 압류 조치를 발표하는 등 보복 조치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달 30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외교관 755명을 러시아에서 추방한다고 밝히며 양국간 관계 악화가 예고돼 왔다.

한편 미국의 러시아 제재는 크림 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내전에 개입한 러시아가 지난 미 대선에 개입한 것을 응징하기 위한 것으로 경제 제재를 주축으로 하고 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